"문화예술 지원 정책의 공과가 지금까지는 정부의 책임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의 책임이 됐습니다.


이제는 문화예술인들이 현장에서 습득한 체험에 바탕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씨(67)는 다음 달 출범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화예술위) 초대 위원장에 선출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문화예술위는 정부가 주도해온 문예진흥원이 민간인 전문가들이 이끄는 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문화예술 지원과 정책도 11개 장르별 위원들의 협의로 수립되고 집행된다.


"문화예술 지원은 편중돼서도 안 되지만 모든 부문에 똑같이 배당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문화예술 전반을 고려하되,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문을 우선 배려하겠습니다."


문화예술위가 올해 문화예술 부문에 지원하는 금액은 약 1000억원.그동안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지원금이 극소수 창작자의 생활비 지원에 쓰인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문화투자는 경제 부문 투자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문화투자는 돈을 쓰는 것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시민들이 문화적 향유권을 많이 누릴 수 있는 기회와 서비스도 창출되는 것이지요."


그는 문예지에는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신기술과 뉴미디어 부문의 지원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백남준은 뉴미디어 부문의 세계적인 창작자입니다.


비디오아트는 어쩌면 문학보다 보편적인 예술이 됐습니다.


2~3년 후에는 뉴미디어 아트에 대한 지원도 가능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문학과지성사 대표와 상임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