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지 3주 가까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TV를 켜면 삼순이와 삼식이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7월 21일 종영된 MBC TV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연출 김윤철)은 '후폭풍'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만큼 그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숨가쁘게 돌아가던 촬영을 마치고 한숨을 돌린 현빈 역시 여전히 '삼식이'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특유의 진지함과 겸손함 속에 '삼식이'의 이미지가 투영돼 여유로움과 자신감도 묻어나왔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아일랜드'에 이어 연기자로서 또 한걸음을 크게 내디딘 그는 "'아일랜드' 이후 오래 쉬어서 처음에는 괜히 드라마에 누를 끼치는 것 아닌지 불안했다"라며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다시 편해지더라"고 '내 이름은 김삼순' 첫 촬영 당시를 돌아봤다.


'아일랜드'에서 보디가드 강국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시작하면서 팬들에게 "강국은 잊어달라"는 당부를 했다.


당시에는 그만큼 새로운 변신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고, 동시에 일말의 부담감도 느껴야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아일랜드' 시작할 때보다 이번에 훨씬 부담이 컸다"고 말한다.


'아일랜드'로 생겨난 팬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


'아일랜드'로 혜성처럼 떠오른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진헌 역에 일찌감치

캐스팅됐다.


이에 촬영 전 몇 개월 동안 철저한 대본 분석 등 캐릭터 연구를 했을 거라고들 짐작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다.


그는 "아무에게도 조언을 구하지 않고 작품을 결정해서 혼자 준비했다"면서 "결정은 일찍 했지만 감독님이 시놉시스와 대본은 물론 원작도 못보게 하셨다"고 말했다.


연출자인 김윤철 PD가 현빈에게 선입견을 버린 연기를 위해 사전에 정보를 주지 않은 것. 대신 현빈은 몇개월간 극중 장면을 위해 피아노 수업 등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푹 쉬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은 대성공을 거뒀다.


'아일랜드'의 강국 역할을 통해 마니아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그는 이번에는 시청률 50%를 돌파한 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이를 "운이 좋았다"라며 '행운'으로 돌린다.


이어 "또 언제 이런 드라마에서 연기할 수 있을까 싶다"라면서 "결과적으로 자신감도 살짝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인다.


'아일랜드'의 강국과는 정반대에 가까운 역할을 소화해낸 그에게는 연기력 면에서도 한계단 오를 수 있는 기회도 됐을 터이다.


특히 코믹멜로 연기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김선아와 호흡을 맞춘 것은 좋은 경험이 됐다.


그는 "처음에는 코믹이 아니었는데, 연기하다 보니까 코믹도 되더라"면서 "후반부에는 매 컷마다 서로 편하게 애드리브를 주고 받느라 바빴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울 명동거리에 나갔다.


주말에 발디딜 틈 없는 명동 한복판에 등장한 현빈에게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음은 불 보듯 뻔한 상황.


이에 "시청률이 높은 것은 알았지만 인기가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뒤늦게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그는 "기분은 물론 좋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라는 생각도 했다"며 각오를 새롭게 한다.


현빈은 차기작으로는 '파리의 연인'의 김은숙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