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가 잇단 돌출발언과 행동으로 팬들은 물론 영화관계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오는 29일 미전역에서 개봉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블록버스터 '세계의 전쟁'에서 주연을 맡은 크루즈는 최근 영화 홍보차 출연한 TV 인터뷰와 토크쇼에서 브룩 쉴즈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새 연인 케이티 홈즈와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세트장에서 펄쩍펄쩍 뛰는 등 침착함을 잃은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이같은 돌출 행동은 그가 심취해 있는 사이언톨로지 종교와 연관돼 수많은 인터넷 블로그와 라디오, TV 심야프로의 단골 소재로 올라 구설수를 낳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파라마운트사가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3'의 제작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나서 크루즈가 종교문제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게 아닌가는 우려로까지 번지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달 26일 '액세스 할리우드'와 가진 TV 인터뷰에서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산후 우울증 극복을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했다고 밝힌 브룩 쉴즈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산후 우울증은 약물 복용으로 치료할 게 아니라 "비타민과 운동"으로 극복해야 된다고 하면서 쉴즈의 배우로서의 경력까지 언급, "재능있는 여성이어서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지금 그녀의 배우인생이 어떻게 풀렸는지 보라"며 아픈 곳을 건드린 것.(크루즈는 24년전 브룩 쉴즈 주연의 '엔드레스 러브'에 단역으로 출연했었다). 이에 발끈한 쉴즈는 2일자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세계의 전쟁'의 내용을 빗대 "크루즈는 외계인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일에나 전념하고 산후 우울증을 겪는 여성들 스스로 최상의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내버려두라"고 반격했다. 사이언톨로지 종교는 현대 정신의학과 약물복용을 해롭다고 여긴다. 크루즈는 또 지난달 23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 케이티 홈즈와 사랑에 빠졌다고 이야기하면서 흥분상태에 빠져 계속 키득거리고,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번쩍 쳐드는가 하면 자리에 앉지 않고 소파위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새 사랑이 자신을 정신나가게 만들었다면서 소란을 떨었다. 이 방송 이후 각종 인터넷 블로그에는 톰 크루즈가 홈즈와의 사랑도 홍보용 쇼로 하는게 아니냐, 자신이 게이라는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과장행동하는게 아니냐는 둥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2일 사이언톨로지를 신봉하는 스타들은 꽤 되지만 크루즈의 경우 최근 지나치게 일에 자신의 종교를 개입시켜 할리우드 내에서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파라마운트사가 7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던 '미션 임파서블3'의 제작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예산규모가 1억5천만달러에 육박해 재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크루즈가 공개석상에서 지나치게 사이언톨로지와 홈즈 이야기를 많이 해 팬들의 관심이 영화보다는 크루즈의 사생활 쪽으로 쏠리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 '세계의 전쟁' 제작사이기도 한 파라마운트는 이 때문에 이 영화의 홍보행사에서 크루즈의 언론 인터뷰를 몇몇 '선택된 매체'에만 허용하기로 하는 등 크루즈의 공식석상 노출을 최대한 줄이기로 결정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크루즈는 '세계의 전쟁'의 촬영장에 사이언톨로지 막사를 설치할 것을 고집했고, 기자들과 또 '세계의 전쟁' 해외배급권을 지닌 UIP 관계자들에게 할리우드에 있는 사이언톨로지 빌딩을 관람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행동으로 불평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의 에이전트들과 프로듀서, 스튜디오 간부들은 요즘 최고 흥행스타인 크루즈가 장기적으로 볼 때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는게 아닌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 남 통신원 enam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