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학자 최창조 씨가 도서출판 모멘토를 통해 에세이집 두 권을 내놓았다. '풍수잡설'에는 지난해 8월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천도 불가론을 내세워 눈길을 끈 '청와대 비극과 천도 불가론' 등 논쟁적인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리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과 풍수와의 인연, 땅과 인간의 논리 사이에서 깊은 회의에 빠져 술과 우울증, 공황장애에 빠졌던 일 등 감추고 싶은 내밀한 사연을 들려준다. 저자는 특히 천도불가의 아홉 가지 이유를 들며, 그 대안으로 통일 후 수도로 파주 교하를 꼽는다. 파주가 국토의 중앙이며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교회처(交會處)로 항만 입지가 좋다는 점 등 교하의 풍수적, 지리적 입지의 타당성을 그 근거로 든다. 288쪽. 1만2천원. '닭이 봉황되다'는 저자가 1993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그만둔 뒤 자기 부정과 연민을 오가며 치열하게 전개한 사색의 결과물이다. 지리학자로서 이론에 치우쳐 현실을 보지 못한 회한과 인생무상을 털어놓는다. 삶은 학문보다 우선한다며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도 배고프면 먹겠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나아가 환경지상주의의 허구성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땅과 인간에 대한 정과 측은지심을 지니고 있으면 도시도 풍수적으로 안정된 명당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240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