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주의보와 예비특보가 내려진 20일 중국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황사가 몰려오자 상당수 시민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지냈다. 각급 학교와 유치원은 실외수업을 취소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는 곳이 많았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한 시민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이 날로 잡혀 있던 봄소풍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경기도 성남시 원일유치원은 매일 해오던 `바깥놀이'를 취소했다. 유치원 관계자는 "심한 황사가 온다고 해서 자유놀이 시간을 취소했다"며 "학부모들이 걱정할까봐 바깥놀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일일이 알려줬다"고 밝혔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둔 주부 송모(34.성남시 분당구)씨는 "황사 때문에 아이들을 놀이터 대신 집 안에서 친구들과 놀도록 했다. 여러 명이 집안에 있어 뒤치다꺼리가 힘들었지만 모래먼지 속에 내보내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방모(35)씨는 오랜만에 잡았던 야구경기 관람 계획을 취소했다. 방씨는 "모처럼 프로야구 경기를 보려고 했다가 황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다음 기회로 미뤘다"고 아쉬워 했다. 서울 당산동 소재 회사에 다니는 황모(29)씨는 "황사 예보를 듣고 출근한 뒤 점심시간만 빼고는 일부러 밖에 나가지 않았다"며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니 목이 아프고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근 경찰관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국행 항공기 탑승객 가운데 미리 마스크를 챙겨 오거나 공항 약국에서 마스크나 모자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은 황사 영향 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한 항공사 기장은 "황사가 시정(視程) 확보에 안 좋은 것은 맞지만 운항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엔진 등 중요 장비에 미세먼지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운항 전 점검 때 평소보다 신경을 훨씬 더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