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아가멤논'이 23일부터 5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보이체크' '갈매기' '리처드 3세'에 이은 2004~2005 시즌 예술의전당 명작 연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 시인 아이스킬로스(BC 525~456)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아가멤논이 부인 클리템네스트라에 의해 살해되는 비극을 다뤘다.


이번 공연은 처음으로 그리스 연출가의 버전으로 소개된다. 그리스 연극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그리스 연극의 혁신자'로 불리는 미하일 마르마리노스가 연출가로 초청됐다.


배우들은 치렁치렁한 그리스 전통 의상이 아닌 현대 한국의 평상복 차림으로 등장하고,과장되지 않은 메이크업에 일상 대화체와 같은 대사를 읊는다.


이 연극에서는 대사 못지 않게 노래와 음악도 중요한 요소다. 음악감독인 드미트리스 카마로토스가 작곡한 곡을 비롯해 한국과 그리스 민요까지 등장한다. 주연 아가멤논은 록가수처럼 열창한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코러스를 통해 표현되는 것도 이채롭다.


관객도 코러스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극의 처음 부분인 개선 파티 장면과 마지막인 아가멤논의 죽음 장면에서 관객들이 직접 무대로 올라간다.


아가멤논 역에 박정환,클리템네스트라 역에 김수진,카산드라 역에 장영남,파수꾼 역에 최우성이 캐스팅됐다. 코러스 역은 남명렬 손진환 안순동 박지아 김동순 신안진 이준희 김광덕 박상우 이영윤이 맡는다.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토·공휴일 오후 3시·7시30분,일요일 오후 3시(월 쉼). 2만~4만원.


(02)580-1300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