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년 관객을 겨냥한 공연들이 인기다. 복고풍 스토리로 옛 추억을 일깨우기도 하고, 흘러간 가요를 엮어 콘서트나 뮤지컬로 만들기도 한다. 다음달에 시작하는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 '메노포즈'(5월 3일-7월 31일 코엑스아트홀)도 중년 관객, 특히 50대를 전후한 여성 관객이 "딱 내 얘기"라며 공감할만한 작품. '폐경기'(Menopause)를 뜻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폐경기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색 소재가 눈길을 끈다. 등장인물은 40-50대 중년의 네 여자다. 우아하게 늙어가려 애쓰는 연속극 배우,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겼지만 허무와 상실감에 빠진 전문직 여성, 엄마이자 아내로 충실히 살아온 주부, 60년대를 동경하는 히피족 등. 넷은 어느날 블루밍데일 백화점 란제리 세일 행사장에서 마주친다. 까만색 레이스 브래지어를 서로 자기가 입겠다며 옥신각신하다 우울증, 발열, 주름살, 성형수술 등 폐경 여성들이 고민하는 공통의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이 작품의 매력은 추억의 팝송으로 엮인 뮤지컬 넘버. '온리 유' '스테잉 얼라이브' 'YMCA' 등 가사를 바꾼 24곡의 노래가 1시간 반 동안 콘서트처럼 계속 이어진다. 2001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11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는 인기작이다. 국내 초연인 이번 무대는 권은아 연출로 '맘마미아'의 세 히로인 박해미 전수경 이경미와 함께 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이 출연한다. 배우 유보영 이윤표는 각각 박해미, 안혜경의 더블 배역으로 캐스팅됐다. 화ㆍ목 8시, 금ㆍ토 4시ㆍ8시, 수ㆍ일ㆍ공휴 4시. 6만원. ☎02-6000-6790-1.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