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컴백한 고현정과 연기자로 데뷔한 이효리. 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제 시작인 까닭에 아직 결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새해 관심을 모았던 두 연기자의 전혀 다른 시청률 결과는 스타 캐스팅의 허와 실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현정이 출연한 SBS TV 특별기획 `봄날'(극본 김규완, 연출 김종혁)은 8일 첫방송에서 27.8%(이하 TNS미디어 조사결과)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방송작중 첫 방송 시청률로는 세번째로 높을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4회가 방영된 16일에는 수도권 시청률이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비해 17일 첫 방송한 SBS TV 월화드라마 `세잎 클로버'(극본 정현정ㆍ조현경, 연출 장용우)는 13.0%에 그쳤다. 시작 당시 별다른 관심을 끌지 않았던 한채영 주연의 KBS 2TV `쾌걸 춘향'이 22.1%를 기록해 이 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봄날'의 첫 회 높은 시청률에 대해서 방송계 인사들은 너나 할 것없이 `고현정효과'를 꼽았다. `모래시계' 세대들이 10년만에 컴백한 고현정에 대해 궁금해 했으며, 재벌 2세와 결혼ㆍ이혼을 겪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이 젊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던 것. 고현정 특수효과를 보면 역시 스타 캐스팅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붙드는데는 큰 역할을 한다는데 대해 수긍하게 한다. 그런데 이효리를 보면 과연 스타 캐스팅이 곧바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효리만큼 주목받는 스타가 출연하지 않은 드라마라 할 지라도 13.0%라는 첫 방송 시청률은 상당히 낮은 수치다. 오히려 `틈새시장'을 노렸던 `쾌걸 춘향'이 색다른 재미를 주며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봄날'의 인기와 `세잎 클로버'의 부진을 결코 한 배우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봄날'은 `피아노'의 김규완 작가의 탄탄한 대본에 시청자들이 바라는 멜로 코드를 정확히 짚어내는 영상과 조인성, 지진희 등 다른 배우들의 고현정 못지 않은 연기등 모든 부분이 어우러지고 있다. `세잎 클로버'는 처음 연기를 시작한 이효리의 연기가 결코 다른 배우들에게 뒤쳐지지 않아 보였다. 이효리가 연기를 잘했다기 보다는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았으며 각기 따로 연기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두 드라마를 모두 기획한 SBS 드라마국 문정수 책임 프로듀서(CP)는 "`봄날'은 모든 스태프, 배우가 열심이다"고 전한 뒤 "`세잎 클로버'의 부진은 결코 이효리의 탓이 아니다. 대본 역시 그리 뒤처지는 것도 아니지만 제작 현장에서 삐그덕거리는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CP는 "모든 드라마 관계자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좀 더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로서는 스타 캐스팅이 회당 1000만-1500만원 가량의 개런티를 줘가며 매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결코 정답이 안나오는 문제점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