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중장년층 시청자를 위해 마련한 심야 음악 프로그램 `콘서트 7080'(KBS1TV 일요일 오전 0시 40분)이 지난 6일부터 방송을탔다. '콘서트 7080'은 70-80년대 인기를 모았던 그룹사운드 음악과 포크 음악을 들어 보고 당시 가수들과 옛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배철수(51)씨가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오랜만에 TV 나들이를 했다. 배씨는 80년대 대표적인 그룹 `송골매' 출신으로, 가수 생활을 접은 뒤 라디오전문 DJ로 활동 중이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동료와 오랜만에 노래 같이 듣고 얘기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는 기분이예요. 이번에는 잘 맞는 것 같아응했습니다. 친구들과 동창회 하는 기분으로 녹화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여의도 KBS별관 `콘서트 7080' 녹화현장에서 만난 배씨는 "TV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것은 10여년만"이라고 말했다. 그가 1990년대 초 MBC 오락 프로그램 `즐거운 세상'과 SBS 가요순위 프로그램 `SBS 인기가요'의 MC를 맡은 것이 TV MC로는 마지막이었다. "사람들이 저보고 왜 TV에 안 나오느냐고 하는데 저는 한 번도 TV를 피한 적이없습니다. 제 판단에는 TV 출연이 나에게는 도움이 안되겠다 싶어서 하지 않았을 뿐이예요. 웃기거나 망가지는 거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방송 3사로부터 출연 섭외가 많았다는 배씨. 그러나 자기 색깔이 아니다싶어 고사했단다. 그는 "처음부터 TV에 비치는 내 얼굴이 낯설었고 지금도 낯설다. 끝까지 낯설것 같다"며 흔쾌히 TV 출연을 하지 않는 개인적인 이유도 밝혔다. 그는 지난 78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했다. 연예계 생활도 거의 30년을바라보는 나이다. 이제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긴 그는 나이 먹는 것이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나이를 속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나이 먹는 게 두렵거나 창피하지 않아요. 나이가 들어 육체적으로 쇠퇴할지는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계속 성숙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한다"며 "작년보다 올해의 내가 좋고 10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배씨는 `콘서트 7080'에 대해 "70-80년대 좋은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아직도 60-80년대 팝 음악을 틀어주는 방송국이 많은데 그것은 그 시대의 음악이 좋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는 70-80년대가 우리 가요의 황금기였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곁들었다. 배씨에게 이번 프로그램에서 노래도 할 생각 이냐고 물었더니 "MC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