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영적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일까.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정말 영적 유전자가 있다면 언젠가 유전공학을 이용해 종교적 신념을 조작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인가. 시사주간지 타임은 25일자 최신호에서 "종교적 유전자(The God Gene)"라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분자생물학자 딘 H. 헤이머 박사는 인간의 정신세계는 후천적인 특성이지만 한 유전자와도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립암연구소 유전자구조 연구책임자는 헤이머 박사는 최근 이같은 주장을 담은`종교적 유전자:종교적 신념은 유전자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책을 출간하기도했다. 헤이머 박사는 타임과 회견에서 "나의 발견은 신의 존재란 불가해한 영역이라는것"이라면서 "신이 있다면 신이 있는 것이다. 어떤 뇌세포가 신의 존재를 인식하는것과 관련있는 지를 안다고 해서 사실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의 저명한 종교지도자 3명은 각자의 의견을 피력했다. 유럽의 저명한 코란 연구자인 파리 우주물리학연구소 부뤼노 기데르도니 박사는"우리는 분명히 영적 분야를 생물학으로 격하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신앙이 유전적인 태도이고 진리에 대한 연구는 유전적인 근거를 가진다는 발견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몸 밖에서 신에대한 갈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한 기데르도니 박사는 "창조주가 인간을 창조했을때, 인간은 창조주가 정신세계를 심어준 유일한 창조물이다. 신의 정신이 우리 속에있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다. 이 정신세계를 통해 우리는 신을 인식하고 있다"고설명했다. 생물학자이자 정통 유대교 율법학자인 칼 페이트는 유전자가 종교적 신념을 통제한다는 가정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페이트 박사는 그러나 "인간은 창조주로서의 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감탄할 수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적 신념의 유전적인 뿌리를 게놈이라 불리는 복합적인 생물체인 인간의 미적 능력에 비유하면서 "궁극적으로 모든 것은 우리의 게놈 안에 들어 있다"고설명했다. 뮌헨대학의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는 "인간의 신념 범위에서 일어나는것은 자연적인 과정들"이라면서 신에 대한 영적 경험이 뇌 작용의 일환일 수 있다는생각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잠재적인 신앙을 바꿀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판넨베르크는 "신앙심이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많은 우상 숭배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신앙심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페이트 박사는 유전공학자들은 아주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사소한 것이라도 복잡한 현상에 영향을 줄 때 그것으로 파생되는 결과는 아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겸허하게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UPI=연합뉴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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