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창제 반포한 지 558주년이 되는 날. 올해는 또 한글타자기가 태어난 지 9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박종국)는 올해 제558돌 한글날 기념행사 주제로 '한글의 생활화'를 택하고, 한글의 기계화라는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니는한글타자기 탄생 90주년 관련 특별전시회를 갖는다. 8일부터 이달 말까지 세종대왕기념관 세종문화진열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1947년 공병우 박사가 개발한 세벌식 타자기 이후 70년대까지 선보인 각종 한글타자기가 한 자리에 모인다. 한글타자기는 1914년 미국에서 이원익(李元益)이란 사람이 로마자 타자기에 한글 활자를 붙인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실용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그 뒤에도여러 사람이 한글타자기 연구개발을 시도했으나 대중화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1947년 공병우의 가로쓰기 세벌식 한글타자기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인한글타자기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1950년대에는 김동훈과 장봉선 등에 의해 가로쓰기 다섯벌식 타자기가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1969년에는 과학기술처의 네벌식 타자기가 표준타자기로 공포됐으며, 1970년대에는 도서출판 정음사가 개발한 가로쓰기 두벌식 외솔타자기가 나왔다. 오늘날은 두벌식이 표준이다. 전통식 타자기는 거의 종적을 감추고 현재는 컴퓨터 자판기로 대체됐다. 기념사업회는 이와 함께 한글문화를 재발견하고 한글의 일상생활화 및 상품화를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2년에 걸친 보수공사를 끝내고 세종대왕기념관 세종문화진열실을 재개관하는 한편, '현대 한국대표 서예가 한글디지털 글자체'도 선을 보였다. '서예가 글자체'는 한국 근현대 서예를 대표하는 원곡 김기승, 일중 김충현, 평보 서희환, 꽃뜰 이미경, 갈물 이철경씨 등 5명의 서체를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개발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