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여점의 로마 유물을 볼 수 있는 'ROMA-로마제국의 인간과 신' 전시가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20주년을 맞아 서울역사박물관과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이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특히 로마의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인간'과 '신'이라는 두 주제로 열리는 전시의 유물은 피렌체 국립고고학박물관과 시에나 국립고고학박물관 등 토스카나 지역의 5개 박물관에서 왔다. 유물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까지의 것으로 '인간' 전시에는 당시 로마인들의 두상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도자기, 화폐, 보석 등이 전시된다. '신'전시에서는 종교생활에서 사용했던 신들의 조각상과 부적 펜턴트 등을 볼 수 있다. 22일 전시설명회에 참석한 프란체스코 라우시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수교 120주년을 맞아 특별한 문화행사를 계획하던 중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루이지노 제킨 원장의 제안으로 이번 전시를 열게 됐다"며 "로마인들의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을 보며과거의 문명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우시 대사는 또 "미적인 관점뿐 아니라 인류학적 측면에서도 전시를 봤으면한다"며 "활력이 넘치는 로마제국의 문명을 읽어보라"고 제안했다. 토스카나 고고문화유산관리국 큐레이터인 주제피나 카를로타 치안페로니씨는 전시물 가운데 미학적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유물로 유피테르(주피터)의 가면과 바쿠스 조각상, '신들의 정원'에 있는 청동상들을 꼽았다. 유피테르의 가면은 피렌체 국립고고학박물관 소장품으로 수염이 난 유피테르의얼굴과 긴 머리카락이 물결치는 모습을 묘사한 조각품이다. 주로 로마의 개인주택이나 건물의 정면을 장식했다. 치안페로니씨는 "전시될 유물이 로마제국 최초의 황제인 옥타비아누스부터 원로회에서 선출된 마지막 왕인 고르디아누스 3세까지 로마 전성기 시대의 것"이고 "피렌체 국립고고학박물관은 이탈리아에서 제일 중요한 고고학박물관"이라며 이번에 온유물이 모두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전시될 두상이나 화폐 등에서 황실가문의 문화를 흉내낸 일반시민들의 모습과 당시 복지와 의술의 수준 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물 중 로마시민의 두상 2점은 도굴됐다가 다시 찾은 유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김우림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외국유품 전시"라며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앙코르와트전의 2-3배 되는 규모"라고설명했다. 또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이 유물운송료와 대여료를 부담해 입장료가 저렴하다"고 말했다. 전시 입장료는 성인 7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와 노인은 무료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인용 기자 dji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