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7%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소비자의 구매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소비재 수입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소련권까지 포함한 인구 3억명의 새로운 유라시아 거대시장.경쟁력 있는 상품을 갖고 있고 새롭게 사업할 용기가 있다면,기회의 땅 러시아로 가라!'


신간 '러시아 비즈니스'(윤성학 지음,아라크네)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이 매력적인 시장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저자는 모스크바에 있는 국제관계·세계경제연구소 연구위원.그는 러시아 석유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우경제연구소 유럽·CIS지역 연구위원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소재 Uz대우뱅크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폭넓게 전망한다.


그가 펼쳐보이는 러시아 비즈니스 지도는 광활하면서도 촘촘하다.


최고급 승용차 BMW 매출이 가장 높은 나라,한국산 고가 휴대폰이 불티나게 팔리는 나라.러시아인들의 소득은 4년 안에 2배로 늘고 구매력 또한 그럴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제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재 수입도 그만큼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러시아 투자 성적표에는 F학점과 A학점이 공존해 왔다.


대우자동차와 금융권의 채권 투자에선 실패했으나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전제품은 러시아 시장을 휩쓸고 있다.


러시아에서 히트한 한국 제품은 컬러 TV와 VTR,전자레인지와 DVD플레이어,모바일 폰과 모니터 등 전자제품을 비롯 피혁 의류 화장품 앨범 디지털녹음기 초코파이 도시락면 등 다양하다.


저자가 말하는 러시아 비즈니스의 성공요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실물경제와 개별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와 파트너를 확보하고 개인적인 유대관계,통관·물류·세무 등 해당 지역의 비즈니스 인프라를 확실히 이해하라'는 항목이다.


거래 전후에 확인을 거듭해야 하며 어떤 경우든 전액 투자하는 것은 금물.현지인보다 한국인이나 고려인의 사기도 조심해야 할 암초라고 한다.


노동자 우위의 러시아법과 사우나 접대법,뇌물에 관한 민감한 대응,현지 문화에 적응하는 법 등도 유익한 정보다.


그들은 상담할 때 첨단 공학과 톨스토이 푸슈킨 차이코프스키 등을 언급하며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대화를 특히 좋아한다.


저자는 뒷부분에서 '시베리아를 얻는 자가 21세기를 얻는다'며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천혜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3백68쪽,1만8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