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조각에 있어서 새로운 표현방식을 탐구해온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가 마련한 '박미나, 정수진, 스티븐 곤타스키'전(30-7월21일)은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30대 작가 세 사람의 최근작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박미나, 정수진은 평면작업을 보여주며 미국 출신으로 현재 런던에서 활동중인스티븐 곤타스키(Steven Gontarski)는 조각과 드로잉 작품을 출품한다. 정수진의 회화들은 한 화면에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인물과 사물들이 함께 등장해 화면을 메워나간다. 얼굴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새와 인간이 합성된 물체, 물고기, 우유팩, 가방을 멘 소년의 뒷모습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화려하고 밀도있는 색채로 그린 그의 화면은 언뜻 초현실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이지만 화면 구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확한 기하학적 분할을 찾을 수 있다. 박미나는 자신이 만난 색상들을 스스로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캔버스 위에 나열한다. 2㎝ 두께의 이 색띠들은 비슷한 계열의 색채끼리 모여 아름다운 줄무늬의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색채의 수, 채색의 두께, 캔버스의 크기,그림이 배치될 공간의 크기를 미리 정해놓고 캔버스와 매치될 수 있는 크기의 가구를 찾는다. 색띠가 그려진 각각의 캔버스 아래 가구의 모습이 하나씩 그려져 전시장은 침실과 거실의 형태를 띠게 된다. 곤타스키는 붉은색과 검은색의 고광택 파이버 글라스(fiber glass)를 소재로 해인체를 만들어나간다. 특정 개인을 표현하기보다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상을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그리스 조각의 고전 양식을 반영하는 듯하지만 왜곡된 길이와 표면 처리로 기괴한 느낌을 준다. ☎735-8449. (서울=연합뉴스) 김은주 기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