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사기를 당할 일도, 속았다며 속상해할 일도 없을 것이다. 몸짓언어를 통해 행위자가 거짓말을 하는지뿐 아니라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속내까지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콜릿은 그의 저서 '몸은 나보다 먼저 말한다'(청림출판刊)에서 사람의 말투, 옷차림, 눈짓, 걸음걸이 등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를 일컫는 '텔(tells)'을 통해 사람의 감춰진 속내뿐 아니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의 특징적인 외모나 동작, 하는 말 등에 '텔'이 담겨 있으며 '텔'은키나 몸무게 같은 타고난 속성과 걸음걸이, 옷차림, 미소 짓는 방법 등 행위로 구분된다고 한다. 저자는 지배적인 텔, 복종 텔, 대화 텔, 정치 텔, 인사 텔, 왕실 텔, 불안 텔,성적인 텔, 거짓말 텔 등 다양한 유형의 '텔'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속성'이나 '행위'들이 일상생활, 정치의 영역, 연애 과정 등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서술한다. 이 책은 정치인들이 아이의 볼에 입맞추는 행위의 숨은 의도,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비결인 수줍은 미소의 의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면서코를 가리는 이유 등 사례를 통해 말과 행동에 담긴 숨은 의미를 밝혀준다. 저자는 특별한 정치적 성과를 내거나 대중을 감동시킬만한 연설을 한 적이 없는고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에 이어 '훌륭한 대통령' 3위를 차지한 것도 그가 적절한 '텔'을 구사할 줄 알았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견해도 제시한다. 박태선 옮김. 447쪽. 1만9천500원.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