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49
수정2006.04.02 04:51
고교 3학년 학생이 전국의 하천을 탐사한 생태기록 '물고기 열하일기'(김대민 지음,도서출판 다인아트,전2권)를 펴냈다.
경기도 용인 수지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대민군(사진).그는 다섯살 때 가족과 함께 수원의 서호를 찾았다가 물고기의 떼죽음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환경과 생태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이 때부터 쉬는 날마다 전국 하천들을 찾아다녔고 모든 것을 꼼꼼히 기록했다.
물뱀인 줄 알았던 '드렁허리'를 채집해 백과사전에서 확인했을 때의 기쁨,새해 첫날 얇은 얼음을 깨고 모래무지와 민물두줄망둑 등을 채집하던 파주 눌노천….
'꼬마 생태학자'가 12년간 쓴 생태기록 노트는 높이 70cm나 쌓였고 마침내 묵직한 두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동네 개울에서 민통선 이북까지 8도의 주요 하천을 다 아우른 종합보고서.총 답사 거리가 30만km나 된다.
몽골과 러시아의 일부 하천까지 포함돼 있다.
조사한 곳마다 지도를 그리고 채집 목록을 상세히 적었으며 미래 생태환경의 조감도까지 제시한다.
아마추어이지만 웬만한 학자의 답사기록에 버금가는 내용이다.
어릴 때부터 워낙 동물을 좋아해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도 수족관 속 물고기만 보면 울음을 뚝 그쳤다는 김군은 한때는 나비에 푹 빠져 한밤중에 몰래 '나비도감'을 뒤지는 등 '떡잎'부터 달랐다.
이를 본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로 물고기·하천생태 연구에 진력할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김용학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앞으로 훌륭한 생태학자가 되어 '개발하더라도 자연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게 그의 꿈이다.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생태철학 관련 책도 쓰고 싶다고 한다.
1권 3백88쪽,2권 3백72쪽,각권 1만2천5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