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남성들 사이에서 과감한 노출 패션이 유행하면서 목 위까지 단추로 꼭꼭 잠그는 경직된 스타일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슴이 살짝 보이는 남성들의 클리비지 룩(Cleavage Look)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핫팬츠, 시스루, 미니스커트 등 다양한 노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에겐 별 방법이 없다. 따라서 가슴만 언뜻 드러내 섹시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특히 보수적인 남성들의 미니멀하고 베이직한 정장 수트 일색에서 벗어나 원색계열의 컬러톤과 화려하고 다양한 꽃무늬 프린트, 도트무늬 프린트, 스트라이프 프린트 등 자극적인 패턴으로 장식된 셔츠, 티셔츠 같은 단품들을 이용한 클리비지 룩이 크게 유행할 전망이다. 화사한 봄에 어울리는 '유혹 패션' 클리비지 룩에 대해 코오롱 오스틴리드 김수진 디자인실장과 함께 알아보자. ▲클리비지 룩 = 클리비지(Cleavage)는 '갈라짐, (옷깃 사이로 보이는) 유방 사이의 오목한 곳'을 말한다. 여성복에서는 가슴선이 깊게 파여 유방 사이의 골짜기가노출되는 스타일을 말한다. 가슴 사이의 골짜기가 보인다고 해서 계곡패션, 또는 밸리 룩(Valley Look)이라고도 한다. 그 계곡패션이 이제는 남자들의 몸까지 파고드는 것. 이미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도 남성 클리비지 룩은 섹시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패션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에르메스와 돌체&가바나, 펜디,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의 디자이너들은 이번 시즌 남성복 컬렉션에서 V존을 깊게 한 셔츠, 티셔츠, 니트 등을 대거 선보여 보수적인 남성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메트로섹슈얼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는 부드럽고 깔끔하면서도 섹스 어필하는 매력적인 패션. 그것이 바로첨단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대상이다. ▲남성 클리비지 룩의 유행 배경 = 원래 클리비지 룩은 여성의 가슴선 실루엣을 적당히 강조한 의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여성의 힘과 성을 상징하는 가슴이 이제는 남성복의 패션에서도 등장하게 된 것. 김수진 실장은 "과거 가슴을 드러내는 패션은 천박함과 성의 상품화라는 부정적 의미가 강했으나 올 시즌 크게 유행하는 클리비지 룩은 단순히 야한 패션이 아니라 남성성이 지닌 부드러움과 섹슈얼을 동시에 강조하는 긍정적인 스타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숨겨왔던 남성의 가슴을 당당히 드러냄으로써 자신감과 함께 성적 건강함을 표현하자는 것. ▲클리비지 룩 코디법 = 남성 클리비지 룩의 가장 큰 특징은 가슴선을 나타내긴 하지만 가슴 근육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것. 메트로섹슈얼과 일맥상통하는 클리비지 룩은 부드러운 남성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이기 때문. 사무실에서 입는 포멀한 정장은 편안해 보이는 노타이 스타일에 셔츠 단추를 두어개 풀면 강한 이미지의 비즈니스맨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화사하고 따뜻한 봄시즌에 맞게 가슴선이 언뜻 보이는 시원한 옷차림을 하면 멋스럽다. 또 화려한 꽃무늬나 도트(물방울)무늬로 장식된 세련된 프린트 셔츠와 데님이나 면팬츠 등 세련된 단품 코디로 봄 시즌 가벼운 옷차림을 즐기는 것도 좋으며, 셔츠단추를 몇 개 풀어 섹슈얼한 느낌의 클리비지 룩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이때 화려한 패턴의 셔츠로 클리비지 룩을 연출하면 섹시한 이미지보다는 화려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노출의 부담'을 다소간 덜어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