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스웨이지의 출세작 '더티 댄싱'(1987)은 순진한 처녀가 미국의 댄스 캠프에서 지도교사로부터 춤을 배우면서 그와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였다.

17년만에 나온 속편 격인 '더티댄싱-하바나 나이트'에서는 부모와 함께 쿠바에 간 처녀가 댄서를 꿈꾸는 청년과 함께 춤을 추면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등장인물과 무대만 바뀌었을 뿐 플롯과 캐릭터는 전편과 흡사하다.

패트릭 스웨이지는 신작에서 주역이 아니라 조역으로 출연한다.

케이티(로몰라 게리)와 파트너인 하비에(디에고 루나)간의 춤과 사랑은 동일선상에서 움직인다.

파도치는 해변에서 하비에가 케이티에게 던지는 말에는 주제가 담겨 있다.

"춤은 그 순간 자신의 표현이야.보라고,물결 같아야 해.서로를 갈구하는 손길이 보여? 같이 춤춘다는 것은 바로 그런 거야."

케이티가 춤에 빠져들수록 부모의 그늘에서 독립하는 성장드라마가 포개져 있다.

춤은 케이티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인 셈이다.

춤은 국경과 계급도 초월한다.

삼각관계속에서 케이티는 부유한 미국인청년 대신 가난한 쿠바 청년 하비에를 댄스파트너로 선택한다.

춤은 또 이데올로기도 넘어선다.

하비에는 혁명가인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쿠바의 적" 미국인들의 거주지에서 열리는 댄스경연대회에 참가한다.

하비에역의 디에고 루나는 상체근육이 발달한 패트릭 스웨이지에 비해 파워와 섹시함이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있는 인물이다.

지난 80년대에는 람보류의 근육질 스타들이 각광받았지만 21세기에는 부드러운 남성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더티댄싱은 남녀가 몸을 밀착시켜 성교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며 추는 람바다를 일컫는다.

케이티는 미국인들의 공식파티에 등장하는 블루스 보다 쿠바인 클럽에서 추는 람바다에 더 놓은 관심을 나타낸다.

살사(경연대회 참가하기 전 연습과정에서 추는 춤)와 탱고(경연대회에서 두 주인공이 추는 춤) 맘보(거리에서 추는 춤) 등의 라틴댄스들이 볼거리다.

그러나 댄스경연이 한창일 때 혁명으로 경연이 중단되는 상황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모범생 케이티가 실직한 하비에를 돕기 위해 경연대회에 참가한다는 설정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15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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