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崔溥.1454-1504)의 중국 상륙'장면이 516년만에 현장에서 확인됐다. 중국 저장(浙江)성 산먼(三門)현 정부는 지난 7일 한.중 양국 언론인들과 함께최부 일행이 12일간의 표류 끝에 산먼현 앤치(沿赤)향에 속한 한 바닷가에 상륙하는상황을 답사했다. 이날은 음력으로 1월17일이어서 516년 전 최부 선생 일행이 중국을 상륙하던 날( 1488년 윤 1월17일)과 인연이 있는 날이었다. 윤달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516년 전 바로 그 날, 역사적인 장면을 검증한 셈이었다. 7일 오전 답사일행은 당시 최부 선생 일행을 압송한 명나라 수군(水軍)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오늘날의 해경(公安邊防) 배를 타고 젠티아오(健跳) 항구를 출발한뒤 세 시간여 동안 표해록(漂海錄)의 기록을 근거로 `그날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특히 이 지역 향토사학자인 진시앤더(金賢德) 산먼현 지방지 판공실 부주편은자신이 사료와 현지 고증을 거쳐 확인한 사실을 토대로 일행을 안내했다. 전문가의 고증과 현지 당국의 지원속에 진행된 답사행사를 통해 ▲최부 일행이산먼현 바닷가에 앞서 최초로 중국 땅을 밟은 곳이 현재의 저장성 저우산(舟山)열도에 속한 다이산(垈山)섬이라는 사실(그곳에서 주민들의 약탈후 다시 남하함) ▲최부일행이 육지로 상륙한 산먼현 바닷가의 정확한 지점 ▲이른바 `사자채(獅子寨)'의 지형과 지금도 최부 일행이 당시에 먹었다는 물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확인했다. 산먼현 인민정부의 왕다린(王大林) 부현장은 "최부 선생 발자취를 오늘의 역사에 반드시 되살려내겠다"면서 "외부세계에 최부선생이 `동방의 마르코 폴로'로 알려져있지만 표해록의 역사적 가치를 감안할 때 오히려 마르코 폴로를 `서방의 최부'로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516년 전 망망대해의 파도에 휩쓸려 끝 모를 표류를 하던 최부선생 일행이 `상륙'한 역사의 의미를 강조한 뒤 "역사적인 상륙현장에 최부 선생의기념비를 건립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산먼현 인근 닝하이(寧海)현에는 지난 2002년 최부선생의 후손과 현지 당국이함께 세운 `최부표류사적비(崔溥漂流事迹碑)'가 있다. 당시 거전자(葛振家) 베이징(北京)대 교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표해록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토론회도 열렸다. 산먼현 관계자들은 "최부 선생이 거쳐간 곳에 사적비가 세워졌지만 역사적 가치를 감안할 때 상륙지점에 비교할 바가 못된다"고 말했다. (산먼=연합뉴스) 이우탁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