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거리를 헤매며 고서화 등을 수집하던 한 20대 신학대생의 꿈이 30여년 만에 이루어지게 됐다. 대전 유성구 송강동의 이재흥(李在興.52.구즉감리교회 목사)씨는 내달 중순께대전시 유성구 화암동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개관할 박물관의 마무리 작업에 매일같이 현지를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덕아주미술관으로 이름 지은 이 박물관(부지 9천900㎡)은 한남대 김억중 교수가 설계한 지상 2층, 지하 1층의 현대식 건물(연면적 4천950㎡)로 이씨가 소장한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의 회화와 도자기, 조소, 역사유물, 생활품에 이르기까지 2만여점의 각종 골동품과 작품 등이 20개 전시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박물관 뒤편에는 충남 홍성에서 통째로 이전시켜 복원한 320년 된 12칸 한옥이자리하고 있어 전시 공간은 물론 학생들이 교육장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씨의 소장품 가운데는 청자, 백자, 고서화 등 우리 나라 미공개 국보급유물이 수두룩하고 중국 유물 가운데 수천년 된 유물 등 희귀품이 적지 않아 벌써부터 국내외 고고학계와 고미술가 등으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씨가 유물 수집에 나선 것은 30여년 전 신학대생 시절 우연히 인사동에 들렀다가 우리나라 고서화를 수집하는 한 일본인에게서 '이것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비롯됐다.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아 우리 나라 역사와 유물 등에 관심을 가졌던 이씨는 영역을 중국과 일본까지 넓힌 뒤 30여년 간 선교활동 등을 겸해 아시아 전역과 유럽등지를 돌며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고 자연히 유물을 보는 혜안까지 갖추게 됐다. 소문을 듣거나 마음에 담아 놓은 유물을 구하기 위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치밀한 과정을 거치는 등 이씨는 30여년 간 무려 1천500여회 이상 외국을 오가는 등반평생 넘게 작품 수집에 골몰해 왔다. 이씨는 그동안 박물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외국 및 국내 대기업 측으로부터 공동설립 요청도 잇따랐으나 '내가 사는 대전에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박물관 하나 정도필요하다'는 소박한 생각에 장소를 대덕연구단지 인근으로 정했다. 3월 중순 '새와 물고기'라는 주제의 개관식 이후 앙드레 김 패션쇼와 음악회 등크고 작은 문화행사도 계획하고 있으며 개관 이후 대영박물관 등 세계 각국의 유명박물관에서 교류전 등의 요청이 잇따르는 등 고고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물관 건립비(40억원 이상)는 물론 유물 수집 등에 드는 비용 충당을 형제 등순전히 가족의 힘으로만 해온 이씨는 대전 외곽에서 신도 1천여명의 한 작은 교회목사를 24년째 해오고 있으며 대학교수로 구성된 22명의 자문 교수진을 활용, 박물관 건립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씨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작품을 비교전시하는 곳이 없어 그동안 모아 놓은작품을 제대로 보관도 하고 일부라도 보여주기 위해 박물관을 구상하게 됐다"며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기도 어려운 작품이 적지 않아 작품 소개는 개관 이후 시간을 두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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