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영,조덕현,서도호,코디 최,이불,마이클 주 등 국제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10일부터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다. "스탠딩 온 어 브릿지(Standing on a Bridge)"를 주제로 3월 14일까지 전광영 조덕현 서도호 3인의 작품을,3월 19일부터 4월 25일까지는 코디 최 이불 마이클 주의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전시 제목의 "Bridge"는 "현재"라는 시간의 다리를 상징한다. 출품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한 순간을 현재로 삼아 자신들이 겪어 온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작품화했는지가 이번 전시의 주제다. 전광영의 'Aggregation'시리즈는 작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고서와 약초봉지를 이용한 오브제 작품이다. 고서를 벽돌 또는 삼각형 모양의 스티로폼으로 싸서 마치 짚신을 꼬듯 큰 덩어리로 엮어냈다. 조덕현은 한국 근대사의 한 단면이 담긴 사진을 이용해 사진과 회화를 결합시켰다. 라이트 박스 위에 놓인 어머니의 평면 이미지로부터 광목천이 흘러 나오는 '20세기의 추억 여성사'는 평면과 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겹(Layer)'시리즈는 캔버스와 거울이 직각으로 연결돼 캔버스 위의 이미지가 거울에 반사되고 이 반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중이미지를 교묘하게 연출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서도호는 이민자들이 그러하듯 자아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교복'은 60개의 교복세트를 한 덩어리로 엮었는데 집단화되고 획일화된 한국 현대사회를 상징한 작품이다. 코디 최의 데이터베이스 페인팅(Database painting)은 종이 위에 손으로 직접 그린 게 아니라 입력된 데이터들의 선택과 결합 속에서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회화다. 이불은 기계와 인간 이미지가 결합된 혼성인간 사이보그 이미지를 선보인다. 머리 팔 또는 다리가 잘린 기형의 사이보그를 통해 현대기술의 완벽성에 대한 믿음과 환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마이클 주의 '버려진 남자'는 시간의 흐름을 탄생과 죽음의 순환적 개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041)551-510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