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의 사실에 관해서만은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20세기의 이데올로기들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20세기는 지독한 세기였다"(가르시아 마르케스.1990년) 「무엇을 할 것인가?」(워너 본펠드 외 지음)는 20세기 사회주의 혁명의 역사와 맑스-레닌주의의 위기, 혁명의 방향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이다. 러시아의 저명한 인문주의자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1828-1889)는 1862년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통해 짜르 치하 젊은 지식인들에게 사랑과 혁명, 진보와 인간애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 레닌(1870-1924) 역시 이 '혁명의 교과서'에 자극 받아 1902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팜플렛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는 계급해방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 전위당'이 사회주의적 계급의식을 확고히 심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레닌의 전위주의는 이후 20세기 사회주의 혁명의 모델이 됐고 자본주의에 대항한 주요 방법론으로 기능했다. 저자들은 레닌의 문제제기가 있은지 100년이 지난 지금, 사회주의권이 몰락하고 이데올로기가 쇠퇴하는 21세기에 사회주의 혁명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멕시코 푸에블라 자율대학의 쎄르지오 띠쉴러 교수는 진정한 계급투쟁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창출할 전문가 집단(당)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계급은 이러한 전문가들의 조직이 없으면 의식적으로 혁명적인 행동을 생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의식은 '외부로부터' 노동계급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본문 중) 영국 요크대학의 워너 본펠드 교수는 노동의 자기조직화와 자본주의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그가 제시한 혁명의 첫번째 원리는 '사회의 민주화'이다. "사회의 민주화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필요노동의 민주적 조직화, 즉 연합한 생산자들 자신에 의한 필요 영역의 조직화를 의미한다..자율은 인간적 주권을, 주체로서의 인간적 존엄을 의미한다"(본문 중) 책은 이밖에 혁명정당 없는 혁명, 러시아 혁명의 부르주아적 성격, 멕시코 민족해방군 사파티스타의 활동,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위기 등에 대한 전세계좌파 지식인들의 기고문을 담았다. 갈무리 刊. 384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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