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영문학회(회장 이영옥)가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중성 강화에 나섰다. 영어영문학회는 내년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대중을대상으로 한 '모노그래프 총서'를 발간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인다. 그간 순수 학술집단으로서 내부 연구 활동에만 집중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사회와 호흡하는 학회로 거듭난다는 취지. 가장 중점을 두는 행사는 내년 6월16-18일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다. 1986년을 비롯해 학회 창립 35주년, 40주년 등을 기념해 과거에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학계 내부 행사를 넘어선다는 포부다. 참가자가 학회 차원에서 공식 초청한 학자만 미국, 영국, 중국 등 9개국 11명,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외국 학자들까지 포함하면 40여명에 달하는데다, 이들 중에는시카고 대학의 제임스 K. 챈들러(James K. Chandler) 교수, 스탠퍼드 대학의 셸리피셔 피시킨(Shelley Fisher Fishkin) 교수 등 저명 학자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인적 구성 뿐 아니라, 학술대회의 내용도 이전까지의 학술대회와는 차이가 확연하다. 사회적 이슈와 거리를 뒀던 학회 관행에서 탈피해 이제까지 한 번도 거론하지않았던 영어 시험을 비롯한 영어 교육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것. 대회에서는 시행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수능시험의 실효성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대학에서 영어영문학 교육의 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대중성을 염두에 둔 본격적인 사업으로는 '모노그래프 총서' 발간을 준비중이다. 전공자들이 한 주제를 하나의 단행본으로 일반인도 알기 쉽게 풀어씀으로써, '상아탑 속에 갇힌 영어영문학'의 이미지를 벗고 영미문화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구현하기 위해 마련된 작업이다. 현재 작가론.작품론.장르론.문학사.사회사 등 주제를 망라하는 1차분 도서 26권의 제목과 저자가 확정됐으며, 전체 100권 분량으로 간행될 예정이다. 학회에서는 기업이나 단체에서 영미문화권에 대한 강연을 원할 경우, 해당 전문가가 직접 강연하는 사업도 구상중이다. 또한 50주년을 기념해 영어영문학회의 50주년을 정리하는 「영어영문학회 50년사」를 발간하고, 1954년 학회창립 이후 2003년까지 학회원들이 발표한 논문 목록은CD로 제작한다. 「영어영문학회 50년사」의 초기 20년은 창단멤버 8명 가운데 생존해 있는 조성식, 여석기 회원이 각각 1955-64년, 1965-74년을 나눠 기술해 의미를 더했다. 논문 목록은 학회 홈페이지에 해당 논문과 함께 링크해, 필요한 논문들은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학회는 국문 3회, 영문 1회로 1년에 총 4회 발행하던 학술지 의 발행 회수를 국문 3회, 영문 2회 총 5회로 늘이고, 미국대사관의 후원으로매년 가을 10여회에 걸쳐 개최하던 '목요 강연회'도 회수는 줄이고 대중성은 강화하는 등 다양한 외부 지향적 사업을 계획중이다. 이영옥 학회장은 "상아탑 속에만 갇혀 자신만의 연구에 몰두하던 영어영문학이이제는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50주년을 전기 삼아 사회속에 자리잡은 영어영문학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