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소담) 이십대, 신혼부부, 의사 남편과 번역가 아내. 언뜻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에 정서 불안인 아내, 호모인 남편. 남편의 거침없는 애인. 셋은 사랑하고 미워하고 훌쩍 떠나기도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가, 밟으면 눈처럼 패이고 독약처럼 쓸 때도 있지만 사랑만이 상처 입은 영혼의 치료제임을 전한다. 맑고 투명한 언어가 가슴을 울리는 책. < 최준영 (황금가지) > 북경 이야기 1ㆍ2 (린하이윈 지음, 베틀북) 아이에게 주려고 샀다가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다 읽었다. 대만 국민작가 린하이윈이 베이징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쓴 이 글은 아름다운 성장소설이다.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은 모두 불행을 안고 사는 것 같았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그 속에 빛나는 행복이 들어 있었음을 작가는 전해준다. < 김성옥 (미래의창) > 갑옷 속에 갇힌 기사 (로버크 피셔 지음, 뜨인돌) 한없이 자기를 채근하느라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다가 문득 잊고 산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만의 분주함 때문에 스스로 갑옷 속에 갇힌 기사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기사가 갑옷을 벗는 모든 과정. 그것은 내 안에 잠자고 있는 나를 깨우는 일에도 주변을 돌아보는 일에도 작은 행복과 미소를 돌려준다. < 김찬희 (더난출판) > 뿌지직 행진곡 (현태준 지음, 문학과지성사) 12월24일, 불야성의 도시에서 외로움을 달래야 할 싱글즈를 위한 책. 남녀관계에 대한 엉큼(?)하면서 천진난만한 묘사를 한참 쫓다 보면 어느듯 '지루해 죽겠다'는 생각 따윈 말끔히 잊게 된다. 계란과자, 불량식품, 동시상영관에 얽힌 추억 등 페이지 사이로 넘실대는 지난 시절의 정겨운 풍경도 혼자라서 시린 마음을 푸근하게 덮어준다. < 황선영 (명진출판) > 로베르네 집 (장은아 엮음, 시공사) 누구나 자연스럽게 시 한편을 읊는 문학과 예술의 나라 프랑스. 이 곳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아틀리에 로베르네 집이 파리 한복판에 탄생한 것이다. 초라하고 조붓한 공간이지만 예술과 삶에 대한 그 열기와 포부는 엄청나다. 로베르네 집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예술미를 선사한다. 나 역시 책 장을 여는 순간 그들의 열정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 황영아 (아이세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