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군기지가 있었던 곳으로 잘 알려진 필리핀 수빅만의 클라크. 1994년 필리핀에 반환된 클라크는 이제 여의도의 4∼5배에 달하는 경제특구가 됐다. 안에는 3개의 국영 카지노, 골프장, 워터테마파크 등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중 36홀의 미모사골프장은 필리핀 골프장 중에서 한국 골퍼들에게 인지도가 가장 높은 곳. 지난 1998년에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타이거 우즈와 라운드를 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운영은 말라카냥 대통령궁 직속의 클라크개발회사가 총괄한다.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데다 제복을 입은 경비원들이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다. 미모사 주변은 산과 호수가 잘 조화돼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엄격한 회원제의 골프장답게 조경과 페어웨이 관리도 잘 돼 있다. 코스를 따라 5천 그루의 나무가 늘어서 있고 수많은 야생 동물이 서식한다. 때문에 홀마다 아름드리 열대나무와 야자수 정원수, 활짝 핀 야생화 등이 어우러져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업다운이 적당한 페어웨이와 그린은 버뮤다잔디로 이뤄져 있다. 버뮤다잔디의 특징은 페워웨이는 기분 좋게 매끈하지만 볼이 러프지역에 떨어졌을 때는 공략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 땅에 딱 달라 붙어 서로 엉켜 있는 잔디의 성질 때문에 트러블 샷을 할 때는 클럽이 말리기 쉽다. 미모사는 각 18홀의 마운틴 코스와 아카시아 코스로 나뉘어 있다. 마운틴 코스는 전장 7천3백3야드로 비교적 길다. 난이도도 높아 공략이 만만치 않다. 마운틴 17번홀(파4·3백75야드)에는 병행워터해저드가 2백30∼2백50야드 거리에 설치돼 있다. 15번홀(파4ㆍ4백76야드)은 그린 근처에 해저드가 버티고 있어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게 한다. 18번홀(파5ㆍ5백69야드)은 수백년 된 아카시아나무들이 페어웨이 곳곳에 늘어서 있어 상당한 매니지먼트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카시아 코스는 전장 6천5백46야드로 평이하다. 레이아웃도 아기자기해 초보자나 여성 골퍼들에게 적합하다. 그린은 전반적으로 좀 느린 편. 미모사 리조트 인근에는 골프 이외의 즐길거리도 많다. 해변과 정글에서 현지식 바비큐를 먹을 수 있는 정글과 해변투어, 요트, 스쿠버 다이빙, 제트 스키, 피나투보 화산 경비행기 투어, 피나투보 온천 등 체험관광 이외에도 1902년 건축된 스타센버그 요새, 1백62마리의 훈련견이 묻힌 K-9공동묘지, 박물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 < 여행수첩 > 미모사골프장 내에는 10곳의 면세점, 한ㆍ중ㆍ양식당뿐만 아니라 미니 경주장, 사격장, 암벽타기, 보트, 낚시 등 50여가지 이상의 레포츠시설을 갖춘 대규모 휴양지가 있다. 무료 셔틀버스도 수시로 운행된다. 노랑풍선(02-774-7744)은 4일(36홀) 일정의 미모사 골프상품을 89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캐디는 골퍼 한 사람당 한 명씩 배정되며 추가 라운드를 원할 경우 18홀당 미화 40~60달러 정도를 내면 된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