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도 짝이 있다=키워드로 읽는 일본문화 시리즈 중 첫 권.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원 2백8명이 일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3백60개 테마를 통해 일본문화의 특성과 역사를 정리했다.
격투기 K-1에 열광하는 일본 여성들이나 외설스러운 혼욕 문화 등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 알기쉽게 접근한 점이 특징.
(한국일어일문학회 지음,글로세움,전6권,각 1만2천원)
1865년 프랑스 정부는 발효와 효모에 관해 연구하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에게 누에 질병인 미립자병 연구를 의뢰했다. 누에는 고급 섬유인 실크의 원료를 생산하는 곤충으로 중국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 유럽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었다.프랑스 정부는 누에들이 잘 자라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하자 그 해법을 파스퇴르에게 의뢰했다. 그는 미생물학부터 수의학, 의학 연구까지 뛰어들었고, 탄저병과 광견병 백신을 발명하는데 이르렀다. 공공보건의 승리를 이끌어 인간의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한 길은 실크로부터 시작됐다.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필수 요건이다. 태어나 담요에 싸이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직물과 함께한다. 인류의 역사는 직물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버지니아 포스렐은 <패브릭>을 통해 직물의 문명사를 조망한다. 네안네르탈인의 식물 섬유부터 실크로드, 리바이스 청바지, 섬유 배터리까지 직물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단순한 시대순이 아닌 섬유, 실, 염료, 상인, 소비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직물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직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도 뿌리 깊게 박혀있다. 계획을 ‘짜고’, 모임을 ‘조직’하고, 실력을 쌓아 ‘성적’을 거둔다. 영어에서는 글을 뜻하는 텍스트(text)는 직물(textile)과 어원이 같다. 섬유를 얻기 위한 노력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을 짤 만큼의 실을 만들려면 야생식물에서 채취한 섬유로는 부족했다. 인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동물과 식물의 번식을 통제해 두꺼운 털을 가진 양과 솜이 풍부한 목화를 만들어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잘 자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이 없다. 하지만 굳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물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없다."중국의 사상가 노자(老子)가 남긴 말이다. 개별 존재로서의 힘은 미미하지만, 수만개의 물방울이 두들기면 제아무리 단단한 돌이라도 뚫리기 마련. 마음 어딘가에 역사적 앙금이 단단히 자리 잡은 한·중·일 3국의 관계에서도 통할 말이다.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일본관 전시는 이렇듯 수많은 물방울을 통해 단절의 극복, 나아가 동아시아의 화해를 노래한다. 이방인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일본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예술감독 이숙경 영국 휘트워스 미술관장(55)과 일본 작가 모리 유코(43)가 중국의 노자 사상을 바탕으로 마련한 전시다. 제목은 '함께 구성한다'는 뜻의 '컴포즈(Compose)'.모리는 일상의 평범한 사물을 활용해 만든 기계 장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지난해 이숙경 관장이 총감독을 맡은 광주비엔날레에 선보인 'I/O'(2011~2023)도 마찬가지. 천장에서 바닥까지 긴 종이를 걸고,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선풍기를 작동시켜 이를 흩날리게 한 독특한 작품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모리와 이 관장은 광주와 베네치아에서 2년 연속 인연을 맺게 됐다.일본관은 모리의 대표작인 '누수(Moré Moré)'와 '부패(Decomposition)' 연작을 걸었다. '누수'는 양동이에서 투명한 관으로 끌어올린 물이 주전자와 우산, 페트병 등 잡동사니를 통과해 다시 양동이로 흘러 들어가게끔 설계된 장치다. 일본 도쿄 지하철역 곳곳의 누수를 막기 위해 설치됐지만, 결국 물줄기를 완벽히 막지 못하는 각종 장치로부터 영감을 얻었다.일본관의 독특한
박민희 씨는 화장품 회사에 다니며 취미로 빵과 쿠키를 만들었다. “이 정도면 팔아도 되겠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다. 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여동생과 창업했다. 모아둔 돈이 딱 1000만원이었다.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디저트 전문점을 열었다. 화장품을 라이브 커머스로 팔던 경험을 떠올려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곤 빵을 파는 방송을 했다. 새벽까지 밤을 새우며 신제품을 개발했다. 지금은 월 매출이 1500만원에 이른다. <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에는 이런 사람들 42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모두 새로운 도전에 나서 경제적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다. 책을 쓴 방준식은 한국경제신문 기자다. 그는 2023년부터 ‘N잡의 시대’를 연재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1000만뷰 이상 누적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시리즈다. 블로그로 월 1000만원을 버는 블로거, 무자본으로 소셜 모임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키워간 사회초년생, 출퇴근 시간 100분을 이용해 소설가가 된 직장인, 제주 카페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신혼부부, 마흔 넘어 시작한 운동으로 77만 유튜버가 된 주부 등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이 책이 됐다. 타고난 사업가이거나 넘치는 끼와 재능을 가지고 돈을 번 셀럽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이웃, 동료, 친구처럼 평범한 이들이 찾은 ‘작지만 가장 현실적인 성공’을 들려준다. 라이브커머스,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소셜링, 단기임대, 공간대여, 인공지능(AI) 라벨링, 유튜버 등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저자는 몇 가지 공통점을 추려낸다. 이들은 자신이 겪은 불편이나 관심사에서 시작했고, 초기에는 수익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