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이 세계 최고의 투자자라는 평을 듣는 것은 이른바 '가치투자'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버핏은 기업의 가치뿐 아니라 그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가 누구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워렌 버핏이 선택한 CEO들'(로버트 P 마일스 지음,권루시안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2만5천원)은 그가 투자한 기업의 CEO와 경영노하우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투자·보험회사 버크셔 헤더웨이를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코카콜라(8%)와 질레트(9%),아메리칸익스프레스(11%)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 거대 기업이다. 이 책에는 버핏이 어떤 기준으로 버크셔 헤더웨이의 계열사로 편입된 기업을 사들이고 그 CEO들을 선정하는 기준과 관리·평가·보상잣대는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제이코보험의 뛰어난 행정가 토니 나이슬리,이그제큐티브 제트항공의 혁신적인 CEO 리처드 샌툴리,워싱턴포스트를 이끄는 도널드 그리에엄,스타퍼니처의 멜빈 울프,버팔로뉴스의 스탠 립시…. 책에 등장하는 버핏의 CEO들은 한결같이 일에 대한 열정과 무한한 에너지로 넘치고 겸손·공정하며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의 독서광이며 강한 체력으로 건강을 지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오너의 우산 아래 있지만 결코 자율성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술 개발과 혁신에 과감하다는 점이다. 한국기업들의 현실과 비교되는 대목이 많아 천천히 읽는 게 좋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