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시비에 휘말려 개관뒤 곧바로 문을 닫았거나 착공을 앞두고 이름 조차 정하지 못한 경남 마산지역 조두남 기념관과 `노산(鷺山)' 문학관의 명칭이 각계 대표로 이뤄진 시민위원회에 의해 똑같이 `마산'으로 결정되자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마산시와 지역쟁점 사항 해결을 위한 시민위원회에 따르면 친일 시비로 6개월 이상 휴관하고 있는 조두남 기념관을 마산음악관으로 바꿔 개관하기로 했다. 또 당초 노산으로 정해졌던 문학관도 마산 문학관으로 결정했다. 마산시와 시민위원회는 "7차례에 걸친 토론 끝에 음악관과 문학관이 시민의 것이라는 기본 인식하에 지명인 `마산'으로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친일 시비가 마무리되지 않는 가운데 양측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조된 절충안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지난달 20일 발족한 시민위원회는 발족된 지 불과 보름만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시비의 단초가 됐던 친일 시비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없는데다 마산이란 이름은 지명도가 낮아 빈약한 지역 관광자원의 활성화에도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다 조두남 유가족들도 "조두남 기념관이었기 때문에 1천여점의 조두남 선생유품을 기증했던 것"이라며 "조두남 이름이 없는 음악관에 유품을 전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당초 기증한 취지에 어긋나 적절한 절차를 거쳐 기증한 유품을 되돌려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곡 `선구자'의 작곡가 조두남(趙斗南.1912∼1984년)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은 지난 5월29일 마산시 신포동 일원에 개관됐으나 친일의혹을 제기하는 열린사회희망 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로 4일만에 휴관됐다. 노산 이은상(李殷相.1903-1982)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은 한때 문학관건립추진위에서 `노산'으로 이름을 정했다가 친일과 독재정권의 협력을 지적하는 시민단체의 반대로 명칭 결정이 보류된채 조만간 상남동 노비산 공원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400㎡ 규모로 착공될 예정이다. 이같은 논란과 반발 속에 마산시가 시민위원회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산=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