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다가온 겨울을 맞아 러시아의 음식과 보드카 한잔을 곁들이면 어떨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정통 러시아 레스토랑 '푸쉬킨'에 가면 독특한 러시아음식에 러시아 와인, 그리고 러시아산 보드카를 접할 수 있다.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이름을 딴 이 식당은 지난 10월 문을 열어 한달여 만에 강남에서는 소문난 식당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음식이라는 독특함 때문에 미식가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유명해진 것. 맛은 둘째 치고 호기심에 찾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게 정지성 사장의 설명이다. 정사장은 러시아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다 공동대표인 황창우 사장과 뜻이 맞아 러시아식당을 오픈했다. 푸쉬킨은 건물 전체를 러시아 스타일로 인테리어했다. 주변 건물과 확연히 달라 보일 정도로 독특해 식당이라기보다 러시아문화관처럼 보인다. 오픈을 축하해 방문한 주한 러시아대사도 감탄할 정도로 러시아식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러시아지도를 본뜬 청동지도와 러시아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자액자가 있는 40석 규모의 1층은 주로 식사를 하는 곳이다. 회전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2층은 러시아 전통의 집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이국적이다. 와인이나 보드카 등 주류를 즐기는 바가 있어 혼자라도 러시아보드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원통형의 투명유리로 돼 있는 와인저장고는 혼자서 다 먹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로 시각을 자극한다. 정사장과 황사장이 푸쉬킨을 정통 러시아식당이라고 '고집'하는 이유는 20년 경력의 조리장을 비롯해 종업원 모두가 러시아인이기 때문이다. 음식 모양은 대체로 유럽식과 비슷하지만 맛은 독특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돼서 그런지 맛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만족한다. 정사장은 처음 찾는 고객에게는 보르쉬와 쇠고기 스메타나를 추천한다. 보르쉬는 러시아인이 가장 즐겨먹는 수프로 몸의 찬 기운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추운 지방에서 인기가 있는 음식이다. '비트'라는 러시아 무가 주재료로 쓰이는데 비트는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전해 내려온다. 쇠고기 스메타나는 쇠고기에 러시아 특유의 '스메타나소스'가 얹혀져 후각과 미각을 자극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가까운 러시아 음식이다. 가격은 1만~2만원대. 음식이름이 낯설면 주메뉴가 적혀 있는 코스요리를 선택하면 적당하다. 점심코스는 1만8,000~2만5,000원대이고, 저녁코스는 4만~6만원으로 보드카나 와인이 나온다. 호기를 부릴 양이면 14만~18만원 하는 러시아 카스피산 캐비어도 시켜볼 만하다. (02-541-0506) 이영석 기자 st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