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 서열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에 대해서는서울대 출신 386세대가 일반 국민보다 비판적이나, 인간 중심적 유교 규범에 대해서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평가한다" 한상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한국이론사회학회 학술지 「사회와 이론」(이학사 刊)에 발표한 '탈전통의 유교 검증과 한국 사회의 문화 변동'을 주제로 한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교수는 1999년 말에 서울대 출신 386세대와 전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하며 "서열중심적 유고문화의 가치인 충성, 공경, 군사부일체각각 에 대해 '매우 유용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국민 일반이 43.2%, 78.4%, 33.7%으로 서울대 출신 386세대의 13.4%, 45.1%, 4.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민본 사상과 중용처럼 인간 중심적 항목의 경우에는 같은 응답의 비율이 서울대 출신 386세대 68.1%, 59.9%로 국민 일반의 37.2%, 39.4%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종법 제도의 근간인 장남 우대와 제사에 대해서도 "제사에 대한 반응은 국민 일반의 경우 반수가 넘는 58.4%가 호감을 갖고 있는 데 반하여 서울대 출신 386세대는 반수가 넘는 54.7%가 호감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장남 우대에 관해서는 국민 일반의 34.9%가 호감을 갖지만, 서울대 출신 386세대는 오직 11.3%만이 호감을 가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수는 이처럼 같은 유교 문화라 하더라도 하위 덕목의 성격에 따라 젊은 세대가 갖는 호감의 차이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까닭이 "해체와 재구성의 검증 과정에 있다"고 보았다. 즉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서울대 출신 386 세대가 전통을 수용하는 방식은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검증의 과정을 거쳐 "타당성이 입증된 전통은 적극 옹호하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거부"하는 해체와 재구성의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처럼 "전통에 관한 양분법적 대립, 즉 전면적 거부나 일방적 수용의 대립을 넘어 해체와 재구성의 방법으로 탈전통의 지평을 여는 것이 세계화 시대에 한국 사회학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결론지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