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에 걸쳐 조성되는 3만2천평의 진행형 예술품' 지난 10월 강릉시 정동진면에 문을 연 예술공원 하슬라아트월드는 해와 달이 뜨는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정동진 해안의 해돋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해를 맞으러 바닷가 대신 하슬라아트월드를 찾는다. 이 곳에서 보는 해돋이의 모습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또 해돋이보다 더 아름답다는 달이 뜨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하얀 달이 까만 바다 저편에서 올라올 때면 언덕 위의 사람들은 모두가 시인의 마음을 갖게 된다. '하슬라'는 강릉의 신라시대 이름. 여기에 '아트월드'를 붙여 이름지어진 이 곳은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수년간에 걸쳐 인테리어 개념으로 가꿔지고 있는 설치미술작품인 셈이다. 다치지 않게 보존된 자연이 그러하고 곳곳에 놓인 조각품이 그러하다. 일례로 숲속 바닥 곳곳엔 반사경이 놓여 있다. 나무 사이로 스치는 하늘의 아름다움을 선 채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이 곳에선 놀이가 학습이 된다.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한다. 빗물이 흘러내리며 만드는 물길 하나 하나가 모두 작품으로 승화된다. 바위를 뚫고 올라온 40살 이상 된 꼬마 소나무들,3백년이나 돼야 생긴다는 석화 군락지도 자연상태로 보존했다. 고려시대 주민들이 괭이로 만들었다는 '옛길'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산책로 하나를 만드는 데만도 3년 간의 기획기간을 거쳤다. 무용가 이순 선생이 최적의 동선을 만들기 위해 같은 곳을 수없이 오가며 연구한 때문이다. 전기선은 모두 땅속으로 매설하는 등 감상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눈에 띄지 않도록 노력했다. 하슬라아트월드가 자리잡은 곳의 전통 지명은 등명. 불을 밝힌다는 의미다. 예로부터 이 곳은 동해에서 가장 먼저 밝아오는 곳으로 인정받았기에 그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단다. 이같은 의미를 담아 산 중턱 광장엔 초대형 해시계를 설치했다. 이 해시계는 앞으로 1년 간에 걸쳐 완성된다. 절기별로 해시계가 가리키는 점에 조각품을 놓아가면 해의 움직임을 작품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 1월1일에는 대대적인 해맞이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산업대학교에서 13년간 교수로 재임했던 박신정 대표 등 5명의 예술가가 모여 만든 하슬라아트월드엔 얼마전 5만3천그루의 야생화가 심겨졌다. 내년 봄의 화려한 개화를 꿈꾸는 소박한 바람을 담아서다. 입장료는 6천원이지만 내년 3월까지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중에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입장권을 준다. < 여행수첩 >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을 경유,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 국도로 들어선다. 정동진 방향으로 내려가다 안인~통일공원~등명락가사를 지나면 하슬라아트월드(033-648-4091)깃발을 볼 수 있다. 정동진역에서는 강릉방면으로 3~4분 정도 달리면 왼편에 하슬라아트월드가 나타난다. 경포대 근처 바닷속 2백70m에서 끌어올린 저염도의 청정해수를 사용해 만든 초당두부는 그 이름 값을 한다. 동화가든(033-652-9885)의 초당두부가 맛있다. 백반 5천원,두부 한 접시 4천원. 강릉 양반가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서지초가뜰(033-646-4430)을 권한다. 1~2만원의 가격으로 색다른 음식과 흔치 않은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또 MGM호텔(033-644-2559)의 24시간 해수사우나는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준다. 강릉=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