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유럽 무용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의 '트리플 빌'이다. '트리플 빌'은 20∼50분 길이의 세 작품을 이어서 보여주는 무대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흔한 공연 형태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세계적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인 C''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도베 라 루나',한국 전통혼례를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김긍수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결혼' 등이다. '심포니 인 C'는 전형적인 신고전주의 발레.고전발레 동작에 기본을 두고 있지만 줄거리는 없고 단지 음악의 리드에 맞춰 무용가의 신체가 만드는 형상으로 안무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점이 특징이다. 발란신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지만 고난도 기량이 필요한 작품이다. 네 커플과 44명의 솔리스트급 무용수들이 한데 어우러진 마지막 장의 화려한 군무가 특히 볼 만하다. '달은 어디에'라는 뜻의 '도베 라 루나'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달빛과 무용가의 동작으로 표현한 작품.안무가 마이요가 모나코 캐롤라인 공주와 지중해를 여행하던 중 갑판에 비친 달빛을 보고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인상적인 조명을 연출한 도미니크 드리요가 직접 내한해 새로운 무대 조명을 선보일 예정이다. '결혼'은 2000년 발표돼 이듬해 한국무용협회가 주관한 서울공연예술제에서 '2000년 우수 레퍼터리'로 선정된 발레.그러나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안무와 무대장치 의상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 '새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김긍수 감독은 "시골의 전통혼례를 모티브로 신랑의 얼굴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신부의 초조함,혼례식,신방풍경 등을 담았다"며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듣는 순간 시골 잔칫집의 떠들썩한 풍경이 연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02)1588-789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