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가을·겨울 시즌에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는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급 디자이너 브랜드다. 브랜드를 창시한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는 '예술가'로 대접받는 독보적 인물. 독창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의복을 '추상적인 예술적 조형물'로 접근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973년 파리 프레타 포르테에서 가진 데뷔 컬렉션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일본 디자이너 선풍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부정형,부조화,비대칭적 미학으로 요약되는 그의 의상은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패션과 예술의 조합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99년부터는 10년 동안 이세이 미야케와 호흡을 맞췄던 나오키 다키자와가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돼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옷은 육체와 정신의 자유를 동시에 증대시키는 것'이라는 미야케의 정신은 다키자와를 통해 계승·발전되고 있다. 그래픽 아트,댄스,퍼포먼스를 접목시킨 독특한 형태와 소재로 상상력과 창의성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올 가을·겨울 컬렉션의 경우 홈데코레이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의상들을 선보였다. 빛 바랜 벽지 느낌 소재,잔잔한 꽃무늬 패턴,커튼의 주름이나 프릴을 연상케 하는 디테일은 마치 인테리어 디자인을 패션에 옮겨놓은 듯 하다. 브랜드 특유의 독창성을 잘 담고 있으면서도 여성미와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살려내는 게 특징.색상은 카키 베이지 옐로 등 자연미가 돋보이는 컬러가 두드러진다. 대리석 무늬를 활용한 프린팅으로 이국적이면서도 에스닉한 멋을 낸다. 빛 바랜 진의류를 닮은 인디고 프린팅은 한층 젊은 이미지를 자아낸다. '이세이 미야케'가 전위적이고 예술적인 의상세계를 추구한다면 세컨드 라인인 '플리츠 플리즈(PLEATS PLEASE)'는 보다 일상에 가까운 브랜드다. 주름이라는 단일한 모티브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어울림의 세계를 열어보이고 있다. 가볍고 구김이 없어 세탁하기 쉬우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과 세련미를 간직한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세이 미야케'는 갤러리아 명품관,신세계 강남점,신라호텔에 매장이 있다. '플리츠 플리즈'는 갤러리아 패션관과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만날 수 있다. 설현정 패션전문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