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이야기와 실용적인 경제서가 잘 팔린다.' 인터넷 교보문고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지난 97년 외환위기 직후와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에 이른 올해의 베스트셀러를 비교 분석한 결과 비슷한 경향의 책들이 잘 팔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직장인들이 구조조정의 공포에 시달렸던 지난 97년에는 이런 심리적 부담감과 내면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내용의 에세이가 주류를 이뤘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비롯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등이 대표적인 책들이다. 또 불황과 실직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구도 책에 그대로 반영됐다. '불황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돈 버는 데는 장사가 최고다''경제기사는 돈이다' 등 재테크와 창업에 관한 실용서들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정치적 혼란 등이 복합된 올해의 베스트셀러 경향도 97년 말과 유사한 면이 많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아홉살 인생''TV 동화 행복한 세상' 등 감성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점,'화''힘' 등 마음 다스리는 책들의 상위권 진입이 이를 말해준다. 경제서를 통해 현실을 타개하려는 움직임도 비슷하다. 올해에는 특히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관련서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열 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등 어린이 경제서들도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