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출판인서적상협회가 주최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8일 오전(현지시각) 엿새간의 일정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Messe)에서 개막된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5세기초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을 계기로 인쇄업자들과 작가들의 주도로 '부흐메세'(Buchmesse)라는 이름으로 1564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돼오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된 뒤 1949년 재개, 올해로 55회를 맞는다. 올해는 110개국의 출판사에서 8만여종의 신간을 포함해 모두 33만5천여종의 도서가 전시된다. 전시도서의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6만4천여종 감소한 것으로 출판시장의 침체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출판 및 관련 문화산업 종사자들이 모이는 이 도서전은 출판.저작권 시장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문화산업의 기본 콘텐츠를 제공하는 출판과 문화산업과의 연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문화올림픽'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매년 70여개국이 국가관을 설치, 자국 출판산업을 비롯 문화.경제.정치.사회 등의 전반을 홍보하고 있어 도서전은 저작권 시장이면서 그 자체로 국가간 문화경쟁의 장으로 굳어져왔다. 올해는 러시아가 '주빈국가'(Guest of Honor)로 관련 도서전시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 300여개가 선보이며 100여명의 러시아작가들이 참석한다. 올해 최초로 '번역가 센터'가 마련돼 각국의 번역가들에게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하게 된다. 국제센터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출판산업 재건'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 문학.음향.국제출판.교육.아동청소년 도서 등 포럼이 마련되며, '동유럽저작권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저작권 포럼이 열린다. 우수 부스 디자인상과 관광객이 뽑은 부스상이 수상되며 '만화 이어 그리기'로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행사가 열린다. 한국에서는 대교와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명진 등 15개사에서 직원을 파견하고 김영사, 시사영어사, 영진닷컴 등 50여개사가 위탁전시를 하는 방법으로 한국관을 차려 1천500여종의 책을 선보인다. 올해에는 600여건을 상담하고 80여건을 계약, 90만달러의 저작권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영진닷컴은 단독부스를 열고 20여개국 출판사 및 에이전시 등과 어린이용 학습만화와 영어교재 등을 중심으로 수출상담에 나설 계획이며 박영률출판사 등도 신개념 도서를 출품한다. 우리나라가 오는 2005년 이 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한 협정서 조인식과 기자회견도 10일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날 현지 출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문학번역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한다. 또 18개 언어권으로 번역된 한국문학작품 195권과 한국도서 장정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도서 40권을 출품, 전시에 들어간다. 특히 주베를린 한국문화홍보원, 국립도서관 등과 함께 한국관 부근에서 '타자속의 나:독일속의 한국문학, 한국속의 독일문학'을 주제로 한국문화 소개의 장을 마련할 예정. 앞서 소설 「새」로 독일의 주요문학상인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한 소설가 오정희씨가 7일 프랑크푸르트 문학의 집에서 작품낭독회를 가졌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