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홍명희 문학제'가 오는 4-5일 충북 괴산군 화양청소년수련원에서 홍명희문학제추진위원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 주최로 열린다. '홍명희 문학제'는 "독립운동가이자 역사소설 「임꺽정」의 저자인 홍명희 선생의 문학적 복권작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자산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일반에 널리 알리고자"하는 취지에서 1996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문학제가 남북한 문학교류와 통일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다양한 학술 강연과 세미나를 개최한다. 김성수 성균관대 교수는 4일 발표할 강연문 '영상으로 보는 남ㆍ북한의 「임꺽정」'을 통해 "남.북한 문학사에서 「임꺽정」은 통일된 민족문학사의 반열에 오를만한 문학적 모태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남측의 '자본주의 문학'과 북측의 '우리식 사회주의 문학'의 이질감을 인정하고 점진적으로 문학의 통일을 이뤄나가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일제 강점기에 연재(1928~1940)된 원작소설 「林巨正」을 남한의 드라마 「임꺽정」및 북한의 영화 「림꺽정」과 비교했다. 김 교수는 "남북이 역사소설 「임꺽정」을 영상으로 공유한다는 것은 '동일한 시선'을 통해 우리 민족의 과거 전통문화 유산 중에서 함께 존경하는 가치있는 그 무엇을 공유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기점으로 "민족공동체로서의 언어와 문화적 공유의식을 되찾겠다는 실천으로 추동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용 원광대 교수는 '현단계 통일문학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통일문학의 미래에 대해 발표한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남쪽 문학계의 북쪽 문학의 이해 부족 현상"을 우려하면서 '선군혁명문학'으로 대표되는 1990년대 북한 문학을 소개했다. 김 교수가 주목한 작품은 김문창의 「열망」(1999)과 강선규의 「교정의 륜리」(2000). 각각 큰 기업소와 대학 사회를 배경으로 한 두 작품 모두 "현재 북의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적 영역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내부의 문제점을 들여다 보기 때문"이다. 「열망」은 고질적 병폐인 관료주의와 관행주의에 대한 극복 없이는 북의 사회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교정의 륜리」는 대학 사회의 형식주의를 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김 교수는 또 홍석중의 「황진이」(2002)를 예로 들면서 북의 문학이 인간의 섹슈얼러티와 같은 내면의 문제에까지 파고들어 인간의 본능을 억압하는 금욕주의적 허위의식까지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의 문학은 자기 성찰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 이밖에 하다노 세쓰코(波田野節子) 일본 현립리가타여자단기대학 교수는 '동경유학 시절의 홍명희'라는 강연에서 1906-1909년 홍명희 선생의 동경 생활을 추적한다. 문학제 둘째 날인 5일에는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괴산 역사 기행'과 '홍명희문학답사'를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