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양장(九折羊腸)의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울창한 숲과 맑은 호수 위에 떠있는 크고 작은 섬,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와 가로수 터널….금강의 한가운데에 댐을 막아 만들어진 대청호는 쪽빛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다. 이처럼 뛰어난 대청호의 경관을 즐기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대통령의 별장인 청남대가 지난 4월 개방된 덕분이다. 5공 때인 지난 83년 조성돼 20년간 대통령의 휴양지로 이용된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라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다. 청주에서 25번 국도와 509번 지방도를 이용해 청원군 문의면에 들어서면 문의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청남대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가노라면 청남대를 오가는 관광버스들이 자주 눈에 띈다. 도로 곳곳을 가로막고 선 육중한 철문은 대통령 별장의 철통같은 방호를 실감케 한다. 여느 관광지처럼 길가에 음식점이나 위락시설이 없어 길은 더 호젓하다. 검문소를 지나 청남대 경내에 들어서자 주차장엔 이미 수십대의 관광버스들이 북적댄다. 지난 83년 완공된 청남대 본관은 그리 크지 않은 2층 건물이다. 1층엔 손님을 맞는 접견실과 전망창이 넓은 거실,식당,수행원 및 손님용 침실 등이 있고 2층에는 대통령 전용의 침실과 거실·집무실·식당,대통령 가족의 거실과 침실·다과실 등이 있다. 대통령 전용 거실의 달력에는 '4월18일'에 화살표가 맞춰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를 충청북도에 이양하기 전날 이곳에서 1박 한 것을 기념하는 뜻에서다. 청남대 경내는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와 수목의 천국이다. 주목 섬잣나무 금송 산목련 향나무 접시꽃 등이 본관 주위에 자리잡았다. 본관에서 골프장∼초가정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은 야생화 단지다. 걸어서 20분 거리인 이 길 주변에는 매발톱 노루오줌 사랑초 머위 벌개미취 옥잠화 구절초 등 90여종의 야생화가 가꿔져 있다. 또 골프를 즐기다 쉬었던 곳인 그늘집,김대중 전대통령이 국정을 구상했던 초가정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의 전망도 일품이다. 그늘집에선 대청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좋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