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ly on Broadway!'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난타」가 드디어 꿈의 무대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PMC프러덕션(대표 송승환.이광호)이 제작, 지난 97년 국내 초연된 후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 축제인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99년)을 거쳐 6년만에 전세계 모든 공연 제작자와 배우들이 꿈꾸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특히 개런티(14만달러)를 받고 정식 초청을 받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는 것은 아시아 작품들 가운데 처음으로,「난타」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뉴빅토리극장의 2003-2004 시즌 오픈작으로 선정돼 25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4주간 무대에 오르게 된다. ▲「난타」개막하던 날 = 현지 시각으로 25일 오후 6시 30분. 브로드웨이에서도 가장 번화하다는 42번가 '타임스퀘어' 광장 근처 뉴빅토리극장에서「난타」가「쿠킨(COOKIN')」이라는 이름으로 막을 올렸다. 2층 499석 규모의 아담한 이 극장은 개막 시간이 다가오면서 빈 좌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관객들로 가득 들어찼다. 주최측에 따르면 현지 언론을 통해 '프리뷰' 기사가 집중적으로 실리는 등 일찌감치 관심을 끈 덕에 개막 전부터 4주치 공연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고 한다. 관객들은 유치원생에서부터 초등학생 정도까지의 어린 아이들을 이끌고 온 가족단위가 대부분이었다. 극장 입구에서는 까만 티셔츠에 하얀 주방 모자를 쓴 현지 스태프들이 이들을 객석 안쪽으로 일일이 안내했다. 드디어 오후 7시. 공연 시작과 함께 '분위기 띄우기용' 안내 멘트가 무대 위 스크린을 통해 비춰지자 객석 곳곳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벌써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조카' 역에 이범찬, '여자 요리사' 역에 서추자, '헤드 셰프'역에 김원해, '섹시 가이' 역에 설호열, '매니저' 역에 김강일이 등장, 열연을 펼쳤다. 전체적인 구성은 서울 공연과 똑같았지만, 극중 '관객들과 박수치는 장면'을 삭제하고 '요리사들의 마술쇼'를 첨가하는 등 관객의 특성을 고려해 약간의 편집을 가미했다. '천하대장군'이라고 적힌 장승 세트와 청사초롱, 태극 무늬가 선명하게 돋보이는 타악기 등 한국 고유의 색채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매 공연 때마다 그랬듯 이날 공연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바로 관객들이 직접 무대위로 올라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이었다. 특히 관객과 배우들이 '레드 팀' '블루 팀'으로 나뉘어 '만두 빚어 쌓기' 시합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객석이 온통 응원과 환호성으로 들썩일 정도였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 내심 노심초사했을 이 첫날 공연은 극이 진행되는 1시간 30여분 내내 폭소가 끊이질 않았고, 특히 어린 꼬마 관객들의 열띤 호응이 인상적이었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하나같이 'Fun!' 'Great!'를 연발하는 모습이었다. 두 자녀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마크 가튼버그씨는 "한국 전통 리듬에 코믹한 스토리를 입힌 것, 특히 맨 마지막에 물을 튀기며 양념통을 두드려 대는 장면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극장 밖에서 쏟아져 나오는 관객들을 지켜보던 송승환 대표 역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첫 공연이라 긴장을 많이 했고, 실수도 조금 있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맘이 놓인다. 이제 자신감이 생긴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국내 공연기록 다시 쓴「난타」= 97년 10월 호암아트홀에서 첫 선을 보인「난타」는 9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참가를 계기로 지금까지 유럽, 일본, 동남아, 호주,북미 등 세계 20여개국을 다니며 총 3천500여회에 달하는 공연 기록을 세웠다. 2000년 7월에는 아시아 최초의 전용 상설극장을 개관, 지금까지 90%가 넘는 객석 점유율(이 중 외국인 관광객 70%)을 꾸준히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난타」의 브로드웨이 진출은 뉴빅토리 극장의 프로그램 디렉터 마리 로즈가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 난타 전용극장에서 관람한 뒤 곧바로 계약이 성사되면서 이뤄진 것이다. 계약 당시에는 2004년 상반기 공연을 예정했으나 올해 로스앤젤레스 공연이 큰 흥행을 거두면서 뉴빅토리 극장측이 2003-2004 시즌 오픈작으로 재조정, 공연 시기가 앞당겨졌다. 아시아에서 제작된 작품들 가운데 첫 브로드웨이 진출작으로 기록된「난타」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오프 브로드웨이'에 상설관 설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브로드웨이'와 뉴빅토리극장 = 말 그대로 맨해튼 섬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큰 길'을 뜻하는 브로드웨이는 타임 스퀘어 광장을 중심으로 40여개의 크고 작은 극장들이 밀집해 있는 세계 쇼 비즈니스의 '메카'다. 「난타」가 공연된 뉴빅토리 극장의 전신은 1900년 42번가에 세워진 첫 극장이었던 '씨어터 리퍼블릭'. 유럽 스타일의 정통 연극을 선보이는 극장으로 출발했으나 대공황기인 1932년 스트립쇼 극장으로, 1937년 영화관으로 바뀌었다가 1970년대에는 포르노 극장으로 전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42번가 재건계획에 따라 1995년 뉴욕시의 후원아래 프리미엄급 극장으로 재탄생, 현재 브로드웨이의 유일한 가족극 전용극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맨해튼의 극장들은 객석수와 어떤 종류의 작품을 올리느냐에 따라 '브로드웨이'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로 구분되는데, 보통 300석 이상에 상업적인 작품을 많이 올리는 곳을 '브로드웨이', 100-300석 미만에 예술성.흥행성 위주의 작품을 올리는 곳을 '오프…', 100석 미만에 실험성이 강한 작품을 올리는 곳을 '오프 오프…'로 각각 일컫는다. (뉴욕=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