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의 한명인 서정인(67)씨의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직 퇴임에 맞춰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달궁가는길-서정인의 문학세계」(이종민 엮음)가 출간됐다. 신광철 전북대 명예교수(철학)의 '술친구 서정인'이라는 글을 비롯해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 현을 비롯한 평론가들의 작품.작가론과 작가 자신의 각종 문학상수상식에서의 소감문, 연보 등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대표작 '달궁'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실험성 강한 리얼리즘 문학으로 속악한 세계에 맞서왔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 1962년 '사상계'로 등단했으며 김동리문학상과 대산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학기 수업 48시간에 결강이라고는 없었을 정도로 독창적이며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연구한 교수이자 학자이기도 했다. 신광철 명예교수는 '술친구 서정인'이라는 글에서 "국경일에 하지 못한 강의는 보강했다"고 전했다. 김 현은 소설 '강'의 해설에서 "서정인 소설의 가장 큰 특색은 문체이다. 귀중한 돌을 갈듯이 말 하나하나를 경건하게 다듬는다"며 "그 자신은 뼈를 깎듯이 힘들게 말들을 깎는 것이지만 독자들에게는..긴장된 구조만이 남는다"라고 평했다. 평론가인 유종호 연세대 교수(국문)는 "흐들갑스럽지 않고 야무진 주제, 빈틈없이 꽉 째인 구성, 치밀하고 엄정한 문체, 단 몇 줄로 선명하게 작중인물을 떠올리게하는 성격묘사, 생생한 대화언어가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들여넣지 않고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내쫓지 않는 고전주의 미학 속에 압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서해문집 刊. 415쪽. 1만5천원. 계간 「작가세계」가을호는 지난 6월 10년만에 시집「아, 입이 없는 것들」을발표한 대표적 서정시인 이성복(51)씨의 문학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시인의 근작 산문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홍용희씨는 '아름다운 결핍의 신화'라는 시인론을 통해 "그의 시세계가 뿜어내는 매혹과 간절함은 각각 아름다움의 절대성에 대한 추구의 과정과 그좌절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원망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인은 '장봉현 선생에게'라는 산문에서 "나는 이제 근원을 내정하는 어떤 글쓰기도 믿고싶지 않아요. 가령 미켈란젤로는 조각이 돌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돌 속에 갇힌 사람을 끌어내는 일이라 했다지만, 나는 글쓰기란 말을 쪼아서 사람을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애초에 말 속에 갇혀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 같은 건 없어요"라며 글쓰기의 자의식을 드러냈다. 시인은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 1977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했다. 황지우시인 등과 함께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