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지주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향신문ㆍ대한매일ㆍ 문화일보의 기자들은 소유구조 변화가 기사보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자평하고 있으나 광고주의 영향력은 증대됐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현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 지난 7월 8∼21일 3개 신문사 종사자 4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유구조 변화가전반적인 기사보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 13.9%, `조금 긍정적' 67.2% 등으로 대부분 호의적 평가를 내렸다. `조금 부정적'(0.9%)이라거나 `매우 부정적'(0.3%)이라는 응답은 극소수에 그쳤다. 가장 좋아졌다는 기사는 공공보도(매우 좋아졌다 16.8%, 조금 좋아졌다 64.9%,합계 81.7%)였으며 만평(이하 좋아졌다 합계 63.2%), 칼럼(61.8%), 논평 및 비평(60.6%), 사설(54.5%) 등 주로 의견이 개입되거나 뚜렷한 가치관이 요구되는 보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면으로 따져도 1면(종합), 오피니언 및언론면, 정치면 등이 개선된 것으로 자평했다. 반면에 출입처 보도, 추적ㆍ탐사 보도, 속보, 해설보도, 특집기사, 지면으로는과학기술면, 국제면, 기획 및 섹션면, 경제면 등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사에 대한 자기검열 정도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훨씬 많았다. `매우 늘었다'(5.2%)와 `조금 늘었다'(41.2%)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워 `조금 줄었다'(10.1%)거나 `매우 줄었다'(3.2%)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소유구조 변화 이전에는 재벌이나 국가의 보호막 아래 광고주의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면 소유구조 변화 이후에는 안정적 수익을위해 광고주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물ㆍ기관별 영향력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편집국장, 부서장, 광고주, 최고경영자, 독자의 순으로 높아졌고 국가기관, 주주총회, 시민단체, 노조 등은 낮아졌다. 세 신문사의 경영 여건은 이전보다 훨씬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임금수준(70.2%), 취재비와 취재여건(65.8%), 일반적인 근로조건(58.8%) 등이 모두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이 교수는 "이들 언론사의 소유구조 변화는 자발적이고 계획된 것이었다기보다는 `IMF 한파'라는 외생적 환경요인의 변화에 따라 강제적이고 자구책의 일환으로갑자기 이뤄진 것"이라며 "경영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하거나 광고주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독립언론'이란 이상은 명분뿐인 허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