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 실시로 종교계의 희비가 엇갈리고있다. 주일예배를 보는 기독교계는 울상인 반면, 전국에 명산대찰을 소유하고 있는 불교계는 크게 반기는 표정이다. 기독교계는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목회환경이 악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회의 위기라고까지 느끼는 분위기다. 총신대 이상원 교수(기독교윤리학)는 최근 예장합동 주최로 열린 주5일 근무제공청회에서 "주5일 근무제는 주일성수를 약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면서 "교회는 신도들에게 `5일 유급노동-1일 무급노동-1일 주일성수'가 안식일 계명에 부합하는 기독교인의 생활패턴이라는 점을 철저히 교육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기독교계는 주5일 근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신도들을 붙잡기위한 다양한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개신교측은 교외에 대형수양원을 건립해 예배공간과 휴양시설로 활용하는 것은물론 신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흥미를 끌 수 있는 각종 영성 프로그램을 개발에나서고 있다. 경기도 등 도시근교에 어린이 탁아시설, 청소년 문화공간, 가족 휴양시설 등을갖춘 전원교회와 주말교회를 건립, 선교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일부 교회는 주일예배를 금요일로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알려졌다. 천주교측도 휴양지에서의 피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나 강원도 등의 수련원에서 가정기도문 만들기, 촛불의식 등 가족이 함께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 여가와 신앙심을 증진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긴장하고 있는 기독교계와는 달리, 불교계는 비교적 느긋한 분위기이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일반 국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자연스럽게 산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이에 따라 수행과 휴식을 겸한 주말 사찰 수련회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사찰개방으로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의 마음 보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조계사와 길상사, 천축사, 고양 흥국사, 해남 대둔사, 감포 관음사, 보성대원사, 경주 골곡사, 하동 국사암, 영주 부석사, 봉화 축서사, 남양주 보광사, 평창 월정사 등 주말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곳만 벌써 20여군데가 넘는다. 불교 조계종은 나아가 종단차원에서 주말 수련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사찰에 대한지원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테마별 주말 산사수련회를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주말에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산사를 찾아 참배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반인의 불교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