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그림'으로 잘 알려진 김창영씨(47)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모래회화 25년'전을 열고 있다. 캔버스나 나무패널 위에 모래를 바르고 그 위에 모래흔적의 형상을 붓으로 정밀하게 찍어낸 'Sand Play'시리즈 20여점을 출품한다. 김씨는 1980년 중앙일보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도일(渡日),일본에서 20여년간 활동해 온 작가다. 96년부터 시카고 쾰른 바젤 등 해외아트페어에 정례적으로 참가했고 99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제4회 '샤르자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자동차 바퀴자국이나 회오리바람이 지나간 흔적을 그린 그의 '모래그림'은 "진짜보다 더 진짜같다"는 느낌을 준다. '눈속임 기법'으로 불리는 '정밀사기법'을 이용,허상의 환영을 통해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미묘하게 교차시킨 작품이다. 김씨의 모래그림은 최근들어 1천호 이상의 대작으로 발전했다. 도쿄 우시고메 카구라자카 전철역에 대형 벽화가 설치됐는가 하면 다음달에는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로비에 1천호크기의 작품이 걸릴 예정이다. 내년에는 일본 최대화랑인 도쿄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작가는 자신의 모래그림에 대해 "나에게 모래란 밝고 노란 한국의 모래를 말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몇년전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한 기사에서 '생의 흔적을 담은 환영(illusion)의 모래'라고 평했다. 9월8일까지.(02)544-848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