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8월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청앞. 일제치하의 엄혹했던 시기, 일본의 야만적인 총칼앞에 한일합방(1910년)이라는경술국치를 당한지 32년이 흐른 그날, 머나먼 이국땅에서 태극기가 높이 게양됐다. 당시 그곳에 모인 500여명의 한인들은 망국의 설움과 울분을 씻어내며 감격의눈물을 흘렸다. 한일합방후 미국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의 태극기를 공식적으로 게양하는 현기식이 열린 그날은 미국이 한국의 실체를 인정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당시 LA시는 그날을 `태극기의 날'로 선포했었다. 그로부터 61년이 지난 2003년 8월15일 광복절에 LA시청앞에 태극기가 다시 게양된다. 한인 이민 100주년과 한미동맹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대형 태극기현기식이 재연되는 것이다. LA한인회, 미주한인교회창립100주년기념사업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LA한인상공회의소, LA 3.1여성동지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남가주지회, 크리스천헤럴드, 남가주한인목사회, 남가주장로협의회 등 LA에서 활동하는 개신교단체와 한인단체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기획한 행사다. 이 자리에는 이윤복 LA총영사, 제임스 한 LA시장, 톰 라본지 LA시의원뿐 아니라안창호 선생 후손, 서재필 선생 후손, 배재학당을 설립한 미국인선교사 아펜젤러의후손들과 교민들이 참석해 한미우호를 다지면서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조국의 번영을기원한다. 이날 이 장소에서는 또 미주한인 이미 100주년 기념 사진전과 평화기도회도 열린다. 이 행사를 국내 알리기 위해 최근 방한한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정해진 목사는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한미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하고 한인사회의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LA시의 협조를 받아 광복절 현기식 행사를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