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에서 다단계 판매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빈민운동의 선구자인 두레마을 김진홍 목사가 두레공동체에서 생산한 친환경 자연식품과 가정용 의료기 등을 취급하는 두레내추럴㈜을 통해 다단계 사업에 뛰어든 것이 계기다. 김 목사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의 두레내추럴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네트워크 마케팅' 참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목사는 "네트워크 마케팅이 그동안 비판받은 것은 그 자체가 잘못이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잘못해왔기 때문"이라며 "신용 있는 물품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두레마을 안에서도 '왜 하필 말썽많은 다단계 사업이냐'며 걱정하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인터넷 매체인 뉴스앤조이 등을 통해 알려지자 교계에선 그간 빈민운동 등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온 김 목사가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교회 안에서 암암리에 확산돼온 다단계판매 전반에 대한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달초 나간 뉴스앤조이의 첫 기사에 달린 60여명의 댓글 가운데는 "아무리 좋은 뜻으로 시작해도 돈과 관련되고 액수가 많아지면 꼭 사고치는데…""김 목사님마저 무너지느냐"며 걱정하는 의견과 함께 다단계 판매로 인한 교회와 신앙공동체의 훼손을 우려하는 내용이 많았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의 김희경 간사는 김 목사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그동안 다단계 피해상담을 하면서 장애인 조선족 농민 대학생 군대 교회 내의 소중한 공동체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례를 끊임없이 보아왔다"면서 김 목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빛과소금의교회 김우경 목사는 "다단계 사업은 복음 전도의 좋은 매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들 간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목사는 "복음 전도나 두레선교운동에 손실을 가져올 경우, 한국 교회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경우,두레운동의 사명감과 목표에 어긋나는 경우 두레내추럴의 네트워크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에는 '교인 낚는 다단계 그물의 실체''유사 종교와 다단계 사업의 9가지 공통점''다단계 판매의 함정을 조심하라'는 등의 비판성 글이 잇달아 올려지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