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특급호텔들은 유아용 풀장 등을 완비하고 가족고객 끌기에 여념이 없다. 놀이공원이나 외식사업체들도 어린이 고객의 눈높이와 입맛에 초점을 맞춘다. 가계 경제권을 쥐고 있는 주부들과 함께 아이들도 엄연한 소비 주체이기 때문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어릴 때 강한 인상을 받은 브랜드는 평생동안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는 브랜드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부모들은? 어떤 제품이든 아이들이 조를 때마다 사줘야 하는가 아니면 단호하게 거절하는게 좋은가. 이번주에 나온 두 권의 책이 동시에 해답을 제시한다. 미국 컨설팅회사 대표 진 델 베키오가 쓴 '키즈 마케팅'(김세중 옮김, 프리미엄북스, 1만5천원)은 미래 소비시장의 핵심 키워드를 '키드(Kid)'로 꼽으면서 세부 브랜드 전략 18가지를 알려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에버 쿨(Ever-Cool) 공식'이다. 마케터는 언제나 변치 않는 아이들의 감정적 욕구를 충족시키되 광고ㆍ홍보물품 등을 통해 항상 새롭게 변신하면서 최신 유행을 반영해 옷을 계속 갈아입혀야 한다는 것이다. 마텔의 '바비 인형'과 맥도날드의 '해피밀'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 디즈니가 마법ㆍ판타지ㆍ소원의 세가지 개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남자 아이들은 영웅과 승리자의 이미지, 여자 아이들은 아름다움과 모성애의 이미지에 끌리므로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교육 분야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내용이 특히 눈에 띈다. 아이들 생활의 절반 가까이는 학습시간. 어린이용 수학교육 프로그램과 CD롬 독서 프로그램 등은 학교생활 자체를 산업으로 연결시킨 케이스다. 마지막 부분의 '윤리와 기준을 엄격하게 지키고 평생에 걸친 관계를 구축하라'는 제안은 이 책의 모든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성공 조건이다. 자, 이제 부모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독일 최대 아동·청소년연구소 대표인 악셀 담믈러는 신간 '부모가 사주고 싶은 것,아이가 갖고 싶은 것'(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1만1천원)에서 "우리 아이 소비교육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한다. 먼저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소비심리를 파악한 뒤 바람직한 구매행동을 습득하도록 어릴 때부터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규범과 규칙으로 아이들의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눈으로 제품의 효용가치를 보라는 것. '유행'도 아이들끼리는 또래집단의 교감 수단이며 아동사회의 동질감을 확인시켜 주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액션 캐릭터나 전쟁 게임류는 어른들이 보기에 폭력적이지만 아이들 생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놀이를 통해 일상의 규율과 좌절감을 보상받고 잠재적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효과까지 얻는다. 저자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제품을 보고 가치관을 이해해야 바람직한 소비교육이 가능하다"면서 "올바른 소비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도 거기에서 출발한다"고 일러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