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자 미국 추상표현주의 거장.’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20대 초반 미국에 정착한 빌럼 더 코닝의 이야기(1904~1997)다. 수식어는 또 있다. 현재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싼 그림 2위(약 4474억원) 기록을 갖고 있는 20세기 최고가 기록의 화가라는 사실. 추상화로서는 드물게 피카소, 모네, 고갱 등의 그림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그의 그림은 힘차고 강렬하다. 어두운 색감으로 표현한 여인 그림들로 먼저 유명해졌다. 어린 시절 뉴욕 불법 이민자로 건축 현장의 페인트공으로 시작해 뉴욕 아방가르드 작가들과 친해지며 전업 작가가 된 더 코닝. 1940년대까지 주로 인물화를 그리던 그는 이후 여러 차례 스스로를 깨고 나왔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끌어들이는 한편 전통적인 화풍에서 벗어난 추상적 형태, 작가의 감정이 깃든 붓질로 ‘추상표현주의’ ‘액션 페인팅’ 장르를 열었다. 이후엔 간결한 선과 밝은 색채의 대형 추상들로 잘 알려져 있다.‘네덜란드 이주자 출신 미국인 작가’로만 알려진 그의 전성기 시절을 뒤흔들었던 이탈리아의 영향을 집중 조명하는 최초의 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지난 17일 개막했다.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맞춰 ‘빌럼 더 코닝과 이탈리아’라는 제목으로 문을 연 이 전시는 첫날부터 전 세계 미술관 관계자와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단숨에 최고 화제의 전시로 떠올랐다. 더 코닝은 1959년과 1969년, 10년 간격으로 이탈리아를 두 차례 방문했다. 이 여행은 그의 드로잉과 조각 영역에 강렬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첫 이탈리아 체류는 1959년 9월. 베네치아에서 며칠과 로마에서 몇
오는 11월 24일까지 계속되는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여느 때보다 한국 미술을 재조명하는 열기로 뜨겁다. 공식 행사장 말고도 도시 곳곳 병행전시로 열리는 한국 작가 개인전만 4개. 도처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전시를 합치면 10개가 넘는다. 역대 최대 규모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건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그리고 이배 개인전이다. 각자가 나고 자란 고향 경북 울진과 청도의 정취를 이탈리아로 옮겨왔다.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대주제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에 호응하듯, 이들의 작품은 베네치아 도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언제나 여기 있었다’는 듯.'BTS가 반한 추상화가' 유영국…점·선·면으로 그린 태백산맥의 물결다양한 색채로 고향 '울진' 그려어떤 예술가는 죽어서야 세상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유영국(1916~2002·사진)도 그중 하나다. 단풍빛으로 물들어가는 산, 청록으로 일렁이는 물결…. 그의 회화 29점과 석판화 11점 등을 선보인 개인전 ‘무한 세계로의 여정’은 지난 17일부터 베네치아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 건물에 우뚝 섰다. 작가의 첫 유럽 개인전이다.“선친께선 키가 아주 큰 미남이었어요. 쉬는 날이면 탱고를 즐겨 추셨죠. 생전 이탈리아를 찾으셨다면 좋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아쉽게 그러진 못하셨습니다.” (유진 유영국문화재단 이사장)유영국의 작품 세계가 본격적으로 연구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2016년 유영국 탄생 100주기를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이후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작품이 해외 무대에 걸린 것도 지난해 미국 뉴욕 페이스갤러리 전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