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수영(1921-1968년)의 미공개시 '아침의 유혹'이 발굴됐다. 민음사는 을 22년만에 개정, 출간하는 과정에서 유족이 보관한 작업노트의 메모를 근거로 '국회도서관' 등의 자료열람실에 있던 에서 '아침의 유혹'을 찾아 2일 공개했다. 일부가 훼손돼 판독이 불가능한 부분이 끼어있는 이 시는 의 1949년 4월1일자 2면 좌측 중앙단에 게재됐으나 지금까지 공개된 바 없었다. 이 시는 시인이 생전 펴낸 유일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에도 수록되지 못했다. 해방직후 한국전쟁 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시는 시인의 초기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음사측은 "1950년 이전 작품으로 전집에 수록된 작품은 지금까지 8편이었다"면서 "이 시는 시인의 초기시로서 젊음의 시인 김수영의 정열과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의 특징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역의 화환' 'UN 위원단' 등의 시어에서 보여지듯 해방직후 한국현대사의 단면을 드러내준다"고 평했다. 한편 민음사는 1981년 9월 초판을 간행한 '김수영 전집'(시.산문)의 개정판을 22년만에 출간한다. 그간 전집은 시와 산문 각각 27쇄, 25쇄를 찍어내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해왔다. 개정판은 초판 출간이후 발굴된 작품들을 새로 집어넣었고 한자를 한글로 바꾸어 병기했으며, 일본식 한자를 우리식 한자로 고치고 외래어 등에 주석을 달았다. 176편의 시가 수록된 시집은 396쪽, 1만5천원. 산문집은 640쪽, 2만원. 다음은 시의 전문. 『나는 발가벗은 아내의 목을 끌어안았다 산림과 시간이 오는 것이다 서울역에는 화환(花環)이 처음 생기고 나는 추수하고 돌아오는 백부를 기다렸다 그래 도무지 모-두가 미칠 것만 같았다 무지무지한 갱부는 나에게 글을 가르쳤다 그것은 천자문이 되는지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스푼과 성냥을 들고 여관에서 나는 나왔다 물속 모래알처럼 소박한 습성은 나의 아내의 밑소리부터 시작되었다 어느 교과서에도 질투의 00은 무수하다 먼 시간을 두고 물속을 흘러온 흰 모래처럼 그들은 온다 UN 위원단이 매일 오는 것이다 화환이 화환이 서울역에서 날아온다 모자 쓴 청년이여 유혹이여 아침의 유혹이여』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