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의 싱그러운 공기를 들이키며 골프를 즐길 수 있다면...' 때이른 무더위로 낮최고 기온이 연일 30도 가까이 오르는 요즈음. 뙤약볕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골퍼들은 어느새 싱그러운 봄 가을의 날씨를 그리워한다. 18홀을 돌고도 보송보송한 옷으로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상쾌한 마무리를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 것.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땀흘리지 않고(?) 여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비용도 한국에서와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인에게는 아직 다소 낯선 돗토리현 요나고(米子). 일본의 서부에 위치, 직선거리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중 하나다. 13개에 달하는 요나고의 골프장은 치마폭처럼 펼쳐진 국립공원 다이센(大山)을 둘러싸고 위치해 있다. 골프장들은 대부분 고산 중턱에 위치해 여름에도 낮기온이 섭씨 20도 정도에 머문다. 봄 가을 같은 쾌적한 라운드가 가능하다. 다이센헤이겐GC는 코스 전체길이 6천4백20야드의 파72 코스. 1976년 개장 이후 산잉여자프로선수권, 간사이프로선수권, 시코쿠오픈, 일본시니어대회 등 다수의 프로대회를 개최했다. 34만평의 구릉지에 위치한 이 골프장에선 흰모래와 푸른 해송을 보며 플레이할 수 있다. 터프한 코스로 프로골퍼들에게도 절찬을 받고 있는 이곳의 코스 레코드는 스기하라 테루오가 기록한 65타. 다이센아크CC는 총 7천1백야드.그린은 하나이고 페어웨이가 넓으면서도 가파르지 않아 호쾌한 샷을 날리기에 적합하다. 스미토모생명 계열인 이 골프장은 웅대한 스케일을 지녀 본격적인 챔피언 코스로 꼽히고 있다. 그린의 평균고도는 해발 8백50m, 최고 1천2백m에까지 위치한다. 다이센GC는 1970년 개장한 18홀 규모의 코스로 총길이 7천54야드다. 적송과 자연림이 어울려 자연속에서 라운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완만한 경사에 만들어져 기복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5인이 탈 수 있는 전기유도 카트를 타고 라운드한다. 라운드 중간에 클럽하우스에서 먹는 점심에선 일본음식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메뉴는 일본식 돈가스나 우동정식, 라면, 덮밥 등으로 1천2백∼1천6백엔 정도. 골프라운드 후 '일본속의 한국'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돗토리현은 사실 한반도와 남다른 역사적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일대에서 발견된 기원전 3∼4세기의 유적에서는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철기들이 출토된다. 또 고려에서 신선이 옮겨 왔다는 전설을 지닌 고레이산(高麗山)이 자리잡고 있으며,서기 538년에는 한반도에서 불교가 전래됐다. 돗토리현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온천욕. 인근에 10군데의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온천들이 산재해 있다. '우는 모래언덕'도 흔치 않은 볼거리. 동서 16km, 남북 2km에 걸쳐 있는 이 모래언덕은 표면이 물결모양으로 이뤄져 바람이 불 때마다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이밖에 일본 국보로 지정된 천태종 수행장 '미토쿠산 나게이레도'나 요나고 물새공원, 돗토리 꽃회랑 등 관광명소가 풍부하다. ----------------------------------------------------------------- < 여행수첩 > 대일항공여행사는 2종류의 돗토리현 골프상품을 내놓고 있다. 2박3일 동안 두 번 라운드하는 상품은 69만9천원, 3박4일 3회 라운드는 79만9천원이다. 최근 불황으로 인해 종전보다 30만원가량 싸졌다. 매주 월ㆍ목ㆍ토요일에 출발한다. 숙소는 해발 3백50m에 위치한 다이센로열호텔. 이 호텔은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식사는 아침엔 일식세트 메뉴, 저녁엔 전통 냄비나 회석요리가 제공된다. 골프장 캐디피는 3천6백~4천엔 정도이며 클럽대여는 3천1백50엔이다. 숙소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시내에는 선술집과 가라오케 등 저녁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곳도 있다. (02)757-0021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