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 셔츠와 회색 정장 바지만이 여름철 남성 패션의 전부가 아니다. 여자들의 의상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섹시해지는 만큼 남자 옷 디자인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여성복 유행아이템이 남성복 시장에서도 동시에 잘 팔리는가 하면 패턴과 컬러의 경우 여성복보다 더 과감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이번 여름 남성패션의 키워드를 살펴보자. ● 스트라이프(Stripe) 정장 캐주얼 모두 줄무늬 물결이다. 재킷 바지 셔츠 티셔츠 등 거의 모든 아이템에 스트라이프가 그려져 있다. 봄에도 적지않게 보였지만 여름에는 그 특유의 시원한 느낌 때문에 더욱 많이 쓰인다. 스트라이프의 형태도 다양하다. 가느다란 핀 스트라이프부터 기하학적인 모양의 스트라이프,바이어스 스트라이프 등. 줄의 굵기와 줄 간의 색상 배열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정장 수트는 가느다란 핀 스트라이프에 두 줄 단추가 달린 더블 브레스트 형태가 많다. 캐주얼 정장을 즐길 수 있는 직장에 다닌다면 굵직한 줄이 들어간 여름용 리넨 블레이저나 멀티 스트라이프 셔츠를 하나씩 갖추는 것이 좋다. 주중에는 회색 정장 바지와,주말에는 흰색 바지와 매치하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전에는 줄무늬를 포인트 정도로 활용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줄무늬 재킷에 줄무늬 셔츠를 받쳐 입는 식의 풀 코디네이션이 인기를 끈다는 것. 그러나 이 경우 잘 입으면 더없이 세련돼 보이지만 자칫 혼란스러워 보일 수도 있으니 어울림에 주의해야 한다. ● 유틸리티 룩(Utility Look) 여성복 시장에서의 유틸리티 바람이 남성복 시장에까지 불어왔다. 군복 느낌의 밀리터리 스타일, 노동자 차림의 편안한 워크 팬츠, 허리부분이 끈으로 처리된 스포츠 스타일 모두가 편안하고 기능적인 유틸리티 룩에 속한다. 주머니가 사방에 달린 멀티 포켓 점퍼(또는 재킷)와 카고 팬츠가 대표적인 아이템. 버클 지퍼 스냅 벨크로 탭 등의 장식이 많이 쓰였다. ● 광택 소재 천연 마와 면처럼 거칠고 투박한 소재가 인기를 얻는 한편 새틴 실크 등 매끈매끈한 촉감의 옷감들이 새로운 여름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클래식 브랜드 입생 로랑, 지방시는 실크 촉감의 정장 테일러드 수트를 선보였다. 동양풍의 차이니즈칼라 셔츠도 히트 예상 아이템. 부드러운 캐주얼 셔츠에 비단실로 수를 놓거나 엠브로이드 장식을 한 디자인도 찾아 볼 수 있다. ● 화이트 올 여름 가장 뜨거운 컬러는 화이트다. 흰색 쿨울 셔츠나 리넨 셔츠에 화이트 면 혼방 바지, 백 구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매치한 차림이 가장 멋진 코디네이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 '하바나'나 알랭 드롱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본 듯한 이 차림을 올 여름에는 도심 한가운데서 심심찮게 목격할 것으로 보인다. 푸르스름한 형광 흰색보다는 바닐라톤 흰색이 더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