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의 시를 뺀 채 한국 시사를 이야기하는것은 불가능하다"며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미당 서정주(1914-2000)의 작품을 반드시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인 손진은(경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시전문 계간지 「시평」 여름호에 기고한 '서정주가 빠진 국어교과서'에서 "7차 교육과정부터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서정주의 시가 빠지고 여러 매체를 통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젊은 시인들의 시가 교과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면서 "젊은시인들은 아직 평가를 유보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으므로 문학사에서 훌륭한 시인으로 평가받는 원로, 중진들의 작품을 싣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현행 교과서에서 서정주의 작품이 빠진 것은 국어교육의 근시안에서 생긴 오류의 극명한 예로서 이는 선정기준과 안목의 부재, 경직성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자율성을 생명으로 하는 문학의 영역에서 작품은 작품대로 인정해야 할 필요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정주 시의 탄생 지점은 오랜 역사를 거쳐 여러 삶의 계층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온 일상 속에 살아 있는 싱싱한 말들에 있다. 영원성이라는 하나의 주제를붙들고 평생을 시와 고투한 흔적은 세계 시사에서도 보기드문 현상"이라며 "우리 시문학사에서 서정주만한 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시인은 드물다. 그의 시는 일제말기의 논리적 파탄(파시즘 체제 옹호 등 친일행각)까지를 포함해 우리 시사가 끌어안아야 할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